강기정 “단일화 실패” 사퇴… 김한길 vs 이용섭 최후격돌

입력 2013-04-28 18:38 수정 2013-04-28 22:21


민주통합당의 5·4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범(汎)주류 측 강기정 후보가 28일 전격적으로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이로써 당 대표 경선은 범주류 측 이용섭, 비주류 측 김한길 후보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강 후보는 경기도 광명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기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이 후보를 통해 새롭게 탄생하는 민주당이 되기를 소원해 본다”며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야속한 결정과 그 결정을 이유삼아 국민과 당원에게 약속을 파기한 이 후보에 대한 서운함과 안타까움이 있지만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강 후보는 사퇴를 밝히며 감정에 복받친 듯 눈물을 보였고 주어진 7분의 연설을 끝내지 못하고 연단을 내려왔다. 이어 연설에 나선 이 후보는 “강 후보의 통 큰 정치적 결단을 통해 단일화를 이루게 돼 송구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뜻을 받들어 제가 민주당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겠다”고 했다.

당초 강·이 후보는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배심원단을 상대로 간담회를 개최한 뒤 현장투표로 단일후보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날 밤 당 선관위가 ‘배심원의 질문 불가’ ‘후보자 간 토론 불가’ 등 간담회 진행방식에 여러 제한조건을 추가로 제시했고, 이 후보가 이를 이유로 간담회 무산을 선언했다. 이에 강 후보는 “선관위 결정은 핑계일 뿐 의도된 단일화 파기”라고 이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때만 해도 강 후보는 “곧바로 이 후보와 만나 단일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지만 단일화 시간이 촉박한 점을 감안해 ‘후보직 사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강 후보 측 관계자는 “이 후보 측이 단일화 방식으로 인지도 면에서 유리한 여론조사를 원했기 때문에 일이 이리 꼬였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범주류 후보가 한 명으로 정리되면서 친노(親盧·친노무현)계를 비롯한 범주류가 결집하는 계기가 돼 김 후보의 대세론을 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둘다 호남 출신이었던만큼 적어도 호남 표는 이 후보에게 쏠릴 전망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단일화’가 아니어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일단 단일화 간담회 무산 자체로 단일화 효과가 상당부분 반감됐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한편 합동연설회 뒤 실시된 경기도당위원장 선거에서 친노계 김태년 의원이 38.9% 득표로 당선됐다. 이번 도당위원장 선거는 치열한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치러졌으며 2위는 손학규계인 이찬열 의원(30.7%), 3위는 정세균계인 이원욱 의원(30.4%)이 각각 차지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