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등장에… 野 대권경쟁 물밑 레이스
입력 2013-04-28 18:37 수정 2013-04-28 22:23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국회 입성은 곧 그의 차기 대선 플랜이 가동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때문에 다른 주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어 야권 내 대권 경쟁도 조기에 불붙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야권 인사 중에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의원이 여전히 유력한 차기 주자로 꼽히고 있다. 핵심 측근들도 “지난 대선 때 유권자 중 48%인 1470만명이 문 의원을 지지한 게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좋아서 투표했든 아니든 간에 투표장에 직접 나가서 누군가에게 표를 찍은 행위가 일종의 부채감으로 남아 추후에도 계속 지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측근들은 한편으론 안 의원과 문 의원이 단순 비교되는 데 대해 불쾌한 마음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의 핵심 측근 의원은 2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의원은 대선 때 정식으로 후보로 등록해 국민들에게 직접 표를 받은 후보이고, 안 의원은 후보 등록도 하지 않고 국민 심판도 받아보지 않았는데도 둘을 같은 후보 반열로 바라보는 게 과연 맞는가”라고 반문했다. 때문에 문 의원은 안 의원 행보에 아랑곳하지 않고 당분간 ‘자숙 모드’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안철수의 부상’은 곧 ‘문재인의 침체’로 비쳐질 수밖에 없어 시간의 문제일 뿐 양측의 경쟁구도가 갈수록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 의원 이외에 민주당 차기 대권 주자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송영길 인천시장 등이 거론된다. 이 중 2년 전 ‘안철수의 응원’ 덕에 당선된 박 시장은 최근 안 의원과의 거리두기로 비춰질 만한 언행을 보여 차기 대권경쟁 차원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박 시장 쪽에서는 대권에 대해 시기상조라면서도 문을 닫아놓고 있지는 않다. 박 시장 측 핵심 인사는 “지금은 내년 지방선거 재선만 바라보고 있고, 이후 문제는 나중에 고민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서 새로운 대권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박 시장의 부상 가능성을 얘기하는 의원들이 많아지고 있어 박 시장의 ‘안철수로부터의 홀로서기’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안 지사는 대표적 친노(親盧)계 인사여서 문 의원이 차기 주자 자리에서 멀어질 경우 ‘대안 카드’로 떠오를 수 있다. 그는 친노계이면서 중도 및 실용주의 노선을 중요시해 지지 스펙트럼이 넓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86 출신인 송 시장은 시정에 대한 평가가 좋고 ‘젊은 리더십’ 차원에서 거명된다.
독일에 체류 중인 손학규, 김두관 상임고문도 차기 대선에서 직접 후보로 나서거나 적어도 ‘킹 메이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손 고문 측 핵심인 한 재선 의원은 지난 26일 기자 간담회에서 “손 고문이 대선 패배 뒤 측근들을 적극 챙기는 등 정치에 대한 자세나 지지자들에 대한 태도가 예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