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경찰관’ 안타까운 순직…도로에 쓰러진 고라니 구하다 차에 치어
입력 2013-04-28 18:16 수정 2013-04-28 22:27
도로에 쓰러진 고라니를 구하러 출동했던 50대 경찰관이 현장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순직했다. 이 경찰관은 홀어머니를 간병하기 위해 어머니 근처로 근무지를 옮길 정도로 효심이 지극했던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8일 경기도 여주경찰서에 따르면 산북파출소 윤태균(52) 경위는 지난 26일 오후 9시40분쯤 “고라니가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여주군 산북면의 98번 국도로 출동했다. 윤 경위는 신고자와 만나 다친 고라니를 길가로 옮기고 도로 한쪽에 서서 동료를 기다리던 중 뒤에서 달려오던 차량에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윤 경위는 천식 등을 앓는 홀어머니(84)를 돌보기 위해 근무지를 여러 차례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인천에서 어머니가 살고 있는 여주군 금사면과 가까운 이천시 남천지구대로 옮겼고 2009년 11월엔 다시 여주군 금사파출소로 옮겨 어머니를 돌봤다. 그는 어머니의 병세가 악화되자 이천의료원으로 옮겨 치료를 시도했고 병간호를 위해 지난해 10월 또 인근 산북파출소 근무를 자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경위의 순직 소식을 접한 동료들은 “효심이 지극했던 경찰이었다”며 “과묵하지만 솔선수범하고 후배를 잘 챙겨주는 멋진 동료였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윤 경위의 어머니는 사고 다음 날인 27일 여주읍 오학리 학소원 장례식장 3층 특실에 마련된 아들의 빈소를 찾아 하염없이 오열했으며 염을 마친 뒤 병원으로 돌아갔다고 장례식장 측은 전했다.
윤 경위는 경감으로 한 계급 추서됐다. 윤 경감 영결식은 29일 오전 10시 여주경찰서 주차장에서 엄수되며 안장식은 오후 3시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거행된다.
여주=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