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10% 하락땐 수출 1.9%↓

입력 2013-04-28 18:09

원·엔 환율이 10% 하락하면 우리 수출에 어느 정도 충격이 올까. 정부가 ‘10% 추락’ 여파로 다음 분기 국내 총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나 감소한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올 1분기 원화에 대한 엔화 가치가 17.8%나 급락한 점을 감안하면 올 2분기 수출 감소 폭은 3.38%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기획재정부는 28일 ‘엔화 약세에 따른 우리 수출 영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최근 엔·달러 환율이 100엔에 가까워지면서 엔화 약세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1분기 대(對)일본 수출실적을 보면 철강(-25.0%), 기계(-23.9%), 전기전자(-19.2%) 등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품목은 이미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특히 대기업은 엔화 약세가 시작된 지난해 4분기 이후에도 수출 증가세를 유지한 반면 중소기업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기재부는 중소기업이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원·엔 환율이 1343원이기 때문에 엔저 지속 시 채산성 악화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본다. 지난 26일 기준 100엔당 원화 환율은 1121.01원이다.

이번 달 수출 전망 또한 밝지 않다. 기재부는 지난해에 비해 이번 달 조업일수가 2일 늘어났고, 대중국 수출도 호조세지만 대일본 수출 부진 등 영향으로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 내외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틀 늘어난 조업일을 감안하지 않은 일평균 기준으로 하면 이달 수출량은 전년 동기보다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재부는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해외생산 확대, 수출의 수입 의존도 증가(수출기업 채산성 악화를 수입비용 하락으로 상쇄시키는 현상)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기재부는 단기적으로는 수출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앞으로의 엔저 현상 장기화에 대비해 기술개발·융합을 통한 비가격 경쟁력 제고, 기업 투자환경 개선 등 구조적 차원의 접근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