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 구하다 순직한 경찰관, "홀어머니 병 고치려 근무지 옮긴 효자"
입력 2013-04-28 17:09
[쿠키 사회] 도로에 쓰러진 고라니를 구하려던 50대 경찰관이 교통사고를 당해 순직했다. 이 경찰관은 홀어머니를 간병하기 위해 근무지를 옮길 정도로 효심이 지극했던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8일 경기도 여주경찰서에 따르면 산북파출소 소속 윤태균(52) 경위는 지난 26일 오후 9시40분쯤 “고라니가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여주군 산북면의 98번 국도로 출동했다. 윤 경위는 신고자와 만나 다친 고라니를 길가로 옮기고 도로 한쪽에 서서 동료를 기다리던 중 뒤에서 달려오던 차량에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윤 경위는 천식 등을 앓고 있는 홀어머니(84)를 돌보기 위해 근무지를 여러 차례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인천에서 어머니가 살고 있는 여주 이근인 경기도 이천 남천지구대로 옮겼고 2009년 11월엔 다시 여주군 금사파출소로 옮겨 어머니를 돌봤다. 그는 어머니의 병세가 악화되자 몇 개월 전 이천의료원으로 옮겨 치료를 시도했고 병간호를 위해 지난해 10월 또 산북파출소 근무를 자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경위의 순직 소식을 접한 동료들은 “효심이 지극했던 경찰이었다”며 “과묵하지만 솔선수범하고 후배를 잘 챙겨주는 멋진 동료였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윤 경위는 부인(45)과 대학생 딸(22) 및 대입 준비 중인 아들(19)을 두고 있다.
네티든들도 “고라니 구하다 순직한 경찰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글을 올려 고인을 애도했다.
윤 경위는 경위에서 경감으로 한 계급 추서됐다. 윤 경감의 영결식은 29일 오전 10시 여주경찰서 주차장에서 엄수되며 안장식은 오후 3시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거행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여주=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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