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 지원 “이젠 빵대신 기술이다”… 저개발국에 ‘적정기술’ 보급하는 굿네이버스

입력 2013-04-28 16:55 수정 2013-04-28 20:03


‘착한 기술’ ‘따뜻한 기술’로 불리는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이 제3세계를 지원하는 한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적정기술은 저개발국가에서 적용돼 가난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물을 담아 쉽게 운반할 수 있는 ‘Q드럼통’, 휴대할 수 있는 개인용 정수기 ‘라이프 스트로’, 아프리카식 냉장고 ‘팟인팟 쿨러(pot in pot cooler)’ 등이 적정기술의 대표적 예다.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회장 이일하)는 2009년부터 몽골, 캄보디아, 네팔, 말라위 등 해외 8개국 현지 지부에서 적정기술을 통한 소득 증대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적정기술 제품 1호로 꼽히는 축열난방기 지세이버(G-saver)를 개발해 9개월간의 긴 동절기를 힘겹게 나는 몽골 정부 및 주민들에게 8500여대를 보급해 연간 약 35억원의 난방비를 절약시키는 경제성을 확보했다. 또 저소득가정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몽골 현지에 지세이버를 제조하는 사회적기업 굿셰어링 공장을 2010년에 설립하고 일자리 창출 및 소득증대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아프리카 차드의 경우 에너지 수요의 90% 이상을 목재와 숯이 차지하나 최근 사막화로 인한 정부의 벌목금지령으로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굿네이버스는 차드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사탕수수 껍질을 활용해 숯을 만드는 공정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의 숯보다 저렴해 연료효율 및 경제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쿤둘 마을에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외 부족한 전력량과 비싼 전기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캄보디아에 태양광 램프 지원 사업을, 홍수 등의 자연재해로 가옥이 쉽게 파괴되는 네팔에는 친환경적인 흙을 이용한 에그팩(egg pack)공법을 적용하고 있다.

한편 굿네이버스는 적정기술에 관심 있는 국내외 사업가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제4회 적정기술 사회적기업 페스티벌’을 오는 5∼7월 3개월 동안 진행한다. 굿네이버스는 2011년부터 SK행복나눔재단과 함께 적정기술 사회적기업 페스티벌을 개최해 왔다.

참가자들은 먼저 5월 30일 열리는 ‘적정기술 사회적기업 워크숍’에서 적정기술 사회적기업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적정기술 팀과 사회적기업 팀을 구성한다. 6월 21∼22일 열리는 ‘적정기술 사회적기업 캠프’를 통해서는 팀별로 전문가 멘토링을 받으며 새롭게 개발한 적정기술 제품을 점검한다. 마지막으로 7월 18일 개최되는 ‘페스티벌’에서는 팀별로 지난 3개월간 연구개발한 아이템을 전시하고 결선 프레젠테이션 경합을 펼친다. 최종 선발된 팀은 굿네이버스 해외 지부와 함께 현지 사업화 가능성을 구체화한다. 페스티벌 참가는 5월 20일까지 굿네이버스 홈페이지(www.gni.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굿네이버스 적정기술센터 윤석원 과장은 “평소 적정기술에 관심이 있어도 참여방법을 몰라 도전해보지 못한 이들에게 적정기술 및 사회적기업 분야의 전문가들이 총동원되는 이번 페스티벌은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적정기술 흐름의 국제 동향을 읽고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