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정치는 혼자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정치란 조화를 이루면서 함께하는 것이고 혼자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여기 계신 여야 의원 말씀에 귀 기울이고 도움 청하고 겸손한 자세로 함께하겠습니다.”

무소속 ‘초선’ 안철수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신고식을 가졌다. ‘새 정치’가 트레이드마크인 안 의원도 이날만큼은 ‘기성 정치’에 깍듯이 고개를 숙였다. 안 의원은 국회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이완구 의원과 함께 국회의원 선서를 했다. 이어 준비한 인사말에서 “늦깎이로 등원한 안철수”라고 인사하며 여야 의원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많이 배웠다. 국회의원으로 이 자리에 서는 것이 얼마나 엄중한 것인지 알게 됐다”며 “선거란 자기 비전을 보여주고 궁극적으로 유권자와 정치인이 약속을 맺는 것이다. 앞으로 유권자와의 약속을 지키고 기대의 절반이라도 부응하기 위해 국회의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내내 상기된 얼굴이었다.

안 의원은 국회에서 지난 대선 때 ‘단일화 파트너’였던 민주통합당 문재인 의원과도 인사를 나눴다. 두 의원의 좌석은 본회의장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었지만 문 의원이 안 의원 자리로 찾아와 축하 인사를 건넸다.

문 의원은 기자들에게 “저는 축하를 드렸고, 안 의원은 저한테 건강이 괜찮은지 물어 보더라”며 “이제 동료 의원이 됐으니까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의석 배치 탓에 주로 새누리당과 진보정의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안 의원은 오전 내내 본회의 자리를 지켰다, 의원들의 대정부질문 내용을 듣거나 좌석에 설치된 컴퓨터를 이리저리 만져보기도 했다. 흰 종이에 ‘균형발전’이라는 메모를 하기도 했다.

그는 본회의 참석 소감에 대해 “지금은 많이 듣고 배우는 단계”라며 “많은 분들(의원)이 참석하는 게 국민들이 보시기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들이 대정부질문 평가를 묻자 “답변 중에 마땅치 않은 것도 있었고 질문 중에도 그런 부분이 눈에 띄긴 하지만 나중에 다 들어본 다음에야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점수를 묻자 “학기 중에 어떻게 점수를 매기겠느냐”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앞서 안 의원은 오전 9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무소속 송호창 의원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여의도 정치’를 시작했다. 이어 본관으로 이동하면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과 조우했다.

정 의원은 “국회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우리 국회의 위상을 제고하는 데 힘써 달라. 한번 뵙자”고 인사를 건넸고, 안 의원은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오후엔 서울 노원병 지역구를 방문해 주민들에게 당선 인사를 이어갔다.

앞서 25일 안 의원은 이희호 여사와 권양숙 여사로부터 당선 축하난을 받았다. 안 의원은 전날 저녁 권 여사에게, 이날 아침 이 여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답례했다. 정홍원 국무총리, 안희정 충남지사,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축하 난을 보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