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참모들 ‘불통의 장막’] 바쁘다 바빠!… 이정현 정무수석

입력 2013-04-27 04:04 수정 2013-04-27 15:06


‘소통맨’ 이정현 정무수석은 청와대에서 가장 바쁜 수석으로 꼽힌다. 이남기 홍보수석을 비롯해 다른 수석들의 업무영역까지 그에게 전부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를 출입하는 기자들 사이에서 모든 사안은 이 수석에게 문의하는 걸로 돼 있다. 다른 참모들이 전화를 잘 받지 않는 측면이 크지만 당직자와 국회의원 출신으로 언론과 오랜 기간 스킨십을 가졌던 이 수석이 탁월한 정무적 감각으로 명쾌하고 깔끔하게 설명을 해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인이던 시절 대변인 역할을 하며 ‘복심(腹心)’으로 불렸고,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수석은 박 대통령, 허태열 비서실장 등 ‘상관’과 함께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100여명에 달하는 청와대 취재진의 전화에 일일이 응대한다. 심지어 식사 중에도 전화를 받고 회의 중에는 양해를 구한 뒤 나중에 통화하자고 한다. 홀로 고군분투하면서 청와대의 숨통을 터주고 불통(不通) 논란에 시달리는 박 대통령의 짐을 덜어주는 셈이다.

다혈질인 이 수석은 종종 정치적 이견에 대해 언성을 높일 때가 있다. 특히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나 악의적인 공세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서로 흥분하던 기자들도 말을 주고받는 사이 그의 사심 없는 진정성이 이해되고 오히려 다른 문제로 비화되지 않는다. 이런 이 수석을 두고 야당에서조차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칭찬하기까지 한다.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 대통령과 민주통합당 지도부의 만찬도 이 수석이 주도해서 마련한 자리로 알려졌다. 그는 야당 의원들에게 먼저 전화를 걸거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

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