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국가신용도 큰 타격 입힐 것”

입력 2013-04-26 18:26

엔저(低) 공세를 강화하는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국가신용도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일본 경제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됐다. 당장의 효과는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잠재리스크가 존재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국은행 도쿄사무소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아베 내각의 경제정책의 효과 및 과제’란 보고서를 펴냈다. 사무소는 일본 내 경제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올해 일본 경제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잠재리스크가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국채금리가 급속히 상승하면서 금융 불안이 야기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은행이 엔저 기조 유지를 위해 일본 국채 매입을 확대해 나갈 경우 일본 정부의 채무상환능력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확산되고, 결국 국가신용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국채금리가 올라(국채가격 하락) 평가손실이 불가피하다. 지난달 말 기준 일본은행이 보유한 국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2%에 달한다.

이와 함께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회복의 지연, 일본정부와 일본은행의 갈등, 미국의 조기 출구전략 시행 시 급속한 자금 이탈 등이 잠재리스크로 뽑혔다. 보고서는 “일본이 올해는 2%대 중반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엔 소비세 인상 영향 등이 겹쳐 경제활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일본의 엔저 공세에 적극적인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시중은행장과의 금융협의회에서 “그동안 여러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공개적·비공개적으로 모두 대비해왔다”며 “그러나 엔저 현상까지 겹치면서 국내 전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저 현상은 지금부터 문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민병덕 KB국민은행장 등 11개 시중은행장이 참석했다. 2011년 4월 이후 처음으로 KDB산은지주 회장(홍기택)도 참석했다.

강준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