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졌다! 괴물투… 류현진, 다저스 희망 자리매김

입력 2013-04-26 17:51

류현진(26·LA다저스)이 미국 진출 이후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이 또다시 외면했다.

류현진은 2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3안타 볼넷 3개를 내주고 삼진 8개를 곁들였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이닝과 공(109개)을 던진 류현진은 실점도 가장 적은 1점에 불과, 최고의 피칭을 보였다. 하지만 퀄리트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실점 이하)에도 불구하고 1-1로 맞선 8회초 교체되면서 3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다저스는 9회 1사 1, 3루에서 2점을 보태 3대 2로 승리, 류현진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류현진은 이날 지난 볼티모어전보다 낮게 제구된 공이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등 훨씬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최고 구속 148㎞였으며, 공 109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70개였다.

1회초 맷 켐프의 적시타로 다저스가 1-0으로 앞서자 류현진은 1회말 세 타자를 가볍게 처리하며 기분좋게 시작했다. 4회 볼넷에 이어 첫 안타를 맞으면서 1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말론 버드를 내야 땅볼로 유도, 병살처리했다.

류현진은 6회 최대위기를 맞았다. 루벤 테하다에게 볼넷을 허용해 이날 처음 선두타자를 내보냈다. 이어 대니얼 머피에게 우중간 안타를 얻어맞은 류현진은 데이비드 라이트 타석 때 폭투로 무사 1, 3루 상황에 처했다. 결국 라이트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내주고 동점인 유일한 실점을 허용했다. 다시 버드에게 2루타를 맞아 2사 2, 3루 위기를 맞았지만 마이크 데이비스를 삼진으로 잡아 불을 껐다. 14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서 3타수 3안타를 기록했던 류현진은 이날은 두 차례 타석에서 모두 삼진을 당했다.

류현진은 경기가 끝난 뒤 “지난 번에 초구를 많이 맞아서 오늘은 초구부터 집중했다. 카운트가 좋게 가다 보니까 결과적으로 투구 내용이 괜찮았던 것 같다”면서 “비록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팀이 이겨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무안타에 그친 타격과 관련해 “상대 팀에서 저에 대한 분석을 잘한 것 같다”며 “3안타를 쳤던 애리조나전에서는 3개 모두 직구였는데 이번에는 변화구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미국 언론도 류현진에 큰 관심을 보였다. 뉴욕 타임스는 “류현진의 등장으로 시티필드에는 이번 주 들어 가장 많은 2만4851명의 관중이 들어왔다”며 류현진의 이력을 상세히 소개했다. LA 타임스는 “다저스 타선이 홈런 없이 안타 6개만 치는 데 그쳐 류현진의 완벽한 피칭을 허투루 날릴 뻔했다”며 다저스가 류현진의 활약을 발판으로 간신히 승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