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긴축정책 또 기로에
입력 2013-04-26 17:51 수정 2013-04-27 00:36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이 긴축정책을 놓고 또다시 기로에 섰다.
얼마 전 이탈리아 총리에 지명된 엔리코 레타 민주당 부당수에 이어 그와 연정에 나서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긴축에 맞서겠다고 한 데다 실업률이 치솟는 스페인도 이에 가세할 움직임이 역력하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는 26일 유럽연합(EU)의 긴축에 ‘맞서는(confront)’ 방안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적자 규모를 3% 이내로 낮추는 것은 이미 불황에 접어든 상황에선 옳은 처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라는 EU의 권고에 따라 긴축정책을 펴온 이탈리아는 2008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 비율로 맞춘 바 있다.
스페인 재무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긴축보다는 성장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페인 정부는 재정 혜택을 통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장려하고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규제를 완화한다는 내용을 이번 개혁안에 포함시켰다.
스페인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통계청이 전날 발표한 1분기 실업률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1분기 실업률은 지난 분기보다 1% 포인트 상승한 27.2%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페인 실업인구도 사상 처음 600만명을 넘어선 620만명을 기록했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