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해방군 간부들은 일선사병생활 해봐라” 시진핑, 마오쩌둥식 ‘군 다잡기’ 나서
입력 2013-04-26 17:52
“인민해방군 간부들은 의무적으로 중대급 부대에서 일반 사병 생활을 경험하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중앙군사위 주석 자격으로 이러한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여단급 부대 간부들은 3년, 사단급 간부들은 4년, 각군 총부(총참모부, 총정치부, 총후근부, 총장비부)와 군단급 간부들은 5년마다 최소 15일 동안 사병생활을 하게 된다.
신화통신은 26일 시 주석이 직접 서명한 새 규정에 따라 사병생활 경험에 나서는 군 간부들은 개인 생활용품을 각자 준비해야 할 뿐 아니라 식사비를 기준에 따라 내야 하고, 연회 접대를 받거나 선물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보도했다. 군 간부들이 사병들과 똑같이 먹고, 자고, 생활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화통신은 이에 대해 고급 간부나 일선 중대 사병이나 모두 마음가짐을 새로 다잡아야 이 규정이 비로소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이러한 조치가 처음은 아니다. 마오쩌둥(毛澤東)이 통치하던 1958년 인민해방군에 대해 이러한 지시를 내린 적이 있다. 당시에는 각급 간부들이 매년 한 번씩 중대급 부대에서 한 달 동안 사병생활을 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관병(官兵·장교와 사병) 일치’를 꾀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중국이 강대해지는 건 무서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 군대가 마오쩌둥화되는 건 무서워한다”는 말이 군 애호가들 사이에서 나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이 세월이 한참 지난 지금 마오 시절 인민해방군에 대해 실시했던 조치를 꺼내 든 것은 군을 끌고 가는 데 있어서 시대적, 상황적 필요성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즉 부패에 빠진 군의 분위기를 일신해 전투력을 높이는 동시에 최일선 부대인 중대 단위의 실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를 통해 중대급 부대가 정치사상과 군사 능력을 제대로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군대 내 간부들이 모범을 보이면 일선 사병들은 목숨을 바쳐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신화통신은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전투력 강화에 도움이 안 되는 일을 층층이 상부에 보고하는 군대 내 관료주의도 사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군사위 주석에 취임한 이래 줄곧 “훈련은 실전처럼 하라. 능히 전쟁을 할 수 있고 전쟁을 하면 이길 수 있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군에 금주령을 내리는가 하면 검소한 생활을 하도록 지시하는 등 ‘군 다잡기’를 계속해 왔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