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기념관 헌정식… 전·현직 대통령 한자리에

입력 2013-04-26 17:51

2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남감리교대학(SMU)에서 열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기념관 헌정식. 이날의 주인공인 부시, 지미 카터, 아버지 부시(조지 H W 부시), 빌 클린턴 등 전직 대통령 4명 전원과 버락 오바마 현직 대통령 등 5명의 백악관 주인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부시가 일으킨 이라크전쟁 등 재임 시 공과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뜨겁지만 이날 하루만은 누구도 민감한 이슈를 건드리지 않았다. 대신 참전군인과 그 가족들에 대한 부시의 봉사와 관심에 대해 찬사가 이어졌다.

퇴임 뒤 민주당은 물론 자신이 몸담은 공화당에서조차 차가운 시선을 받아온 부시에게 이날은 ‘감격적인’ 날이었다.

전·현직 대통령의 연설 뒤 연단에 선 부시는 “나는 조국의 미래에 대한 흔들릴 수 없는 믿음을 안고 이 도서관을 헌정한다”면서 “용감하고 숭고한 미국을 이끈 것은 평생의 영광이었다”고 사의를 표했다. 연설 말미에 목이 멘 그는 “우리 앞에 어떤 도전이 생길지라도 앞으로도 최고의 날들이 미국 앞에 펼쳐질 것임을 믿는다”는 구절에서 결국 눈물을 보였다. 이어지는 참석자들의 찬사와 최근 크게 호전된 여론조사 결과 등이 그의 눈물샘을 자극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앞서 개관 축하 연설에서 오바마는 미국은 부시의 강단 있는 리더십으로 9·11 테러의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있었다며 “훌륭한 분(good man)” “알게 되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고 부시를 치켜세웠다. 오바마는 부시의 대표적 치적인 이민개혁을 거론하며 공화당을 향해 이민개혁법안 처리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오바마는 부시는 의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민제도 개혁을 밀어붙였다면서 자신의 희망대로 의회가 올해 안에 이민개혁 합의를 이뤄낸다면 “그것은 상당부분 부시 대통령 덕분일 것”이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