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성도’ 어떻게 품을 것인가] 얼굴, 분위기 먼저 익히고… 예배당에 나오세요
입력 2013-04-26 17:46
교회에 나오는 게 불편해 ‘나홀로 예배’를 드리는 크리스천들을 위해 교회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다. 교회활동에 동참할 것을 노골적으로 유도하지는 않지만 소모임이나 1대1 코칭 방식 등을 통해 예배당 안으로 스스로 들어올 수 있도록 돕는다.
경기도 안산시 사1동 안산동산교회는 성도 10명 안팎으로 구성된 소모임인 셀(Cell)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셀에 속한 성도들은 각자 교회에 다니지 않는 자신의 친구를 ‘셀 행복 파티’에 초대해 다른 성도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교회 예배에 참여하기에 앞서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 모임을 통해 서로 얼굴을 익히는 것이다.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 교회 분위기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소모임에서 적응 기간을 갖게 해 스스로 교회 예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또 20∼30대 신혼부부 대상으로는 별도의 교제 그룹을 편성해 관심사가 비슷한 또래 집단끼리 친분을 쌓고 성경공부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안산동산교회의 미래목회연구소장 이평강 목사는 “대부분 처음 보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교회에 불쑥 나오기보다는 먼저 소그룹에서 여러 사람과 편한 관계를 맺은 다음 예배당에 나올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특별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기보다는 관계를 넓혀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26일 말했다.
서울 도곡동 서울나들목교회도 교회 안팎의 소모임을 다양화하는 데 공을 들인다. 연령대, 결혼 여부, 관심사, 거주지 등을 토대로 모임을 만들어 교제가 자연스럽고 깊이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박원영 목사는 “바쁜 현대인 특성상 더러 주일을 지키지 못할 수는 있지만 전쟁 같은 비상 상황이 아닌 한 공적 예배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사람을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보기 어렵다”며 “여러 형태의 친교모임을 통해 교인들이 예배당 안으로 들어오도록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 예전교회는 체계적인 멘토링(mentoring) 목회로 교회 이탈을 줄일 수 있었다. 멘토링이란 경험이나 관련 지식이 많은 사람이 스승 역할을 하며 제자를 이끌어주는 것이다. 스승을 멘토(mentor)라고 부른다.
‘정착 멘토’ 한 명이 신자 한 명을 전담해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신앙생활을 도우면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멘토는 12주 동안 목회자가 일일이 신경 쓰기 어려운 개인적인 부분까지 챙기면서 적응 훈련을 한다. 1대1 방식인 만큼 제자의 성향을 자세히 살펴 부담스러워 할 경우에는 접촉 횟수를 조절한다.
이 프로그램은 ‘신자→제자→멘토→가장→가문장’ 과정을 거치면서 배려 대상에서 전도하고 양육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멘토링 교육을 포함해 1년 정도 교육을 받으면 제자가 되고 추가로 3개월간 훈련을 받으면 멘토가 된다. 이어 10명 안팎의 소그룹을 이끄는 가장, 가장을 양육하는 가문장으로 믿음을 키워가게 돼 있다.
2001년 개척된 예전교회는 멘토링 목회를 통해 700여명의 성도가 섬기는 교회로 성장했다고 박 목사는 설명했다. 그는 “주변에 주택가는 별로 없고 공장이 많아 전도가 쉽지 않았는데 정착부터 양육 단계까지 한 사람이 세심하게 배려하는 멘토링 목회를 통해 교회를 떠나는 성도들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