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노트-이지현] 마흔 이후의 다운시프트(downshift)
입력 2013-04-26 17:21 수정 2013-04-26 21:26
정신없이 살아온 청년기를 뒤로 하고 시작하는 중년기는 일반적으로 40∼60세로 본다. 이 때는 ‘지금까지의 생활이 과연 내가 원하던 삶이었나’ ‘앞으로도 이 같은 삶을 계속 살아야 하나’란 질문에 대답을 찾는 시기다. 자기 정체성을 고민하는 이 시기엔 젊은 시절 추구해 오던 물질로는 채워지지 않는 빈공간이 생긴다.
삶의 방식을 ‘성취 지향적’에서 ‘관계 지향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이 빈공간은 더 커지고 공허감을 느끼게 된다. 떠밀려 살지 않고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한다. 경제적 수입을 늘리기보다 삶의 질을 생각해야 한다. 거창한 것을 시도하라는 것은 아니다. 일상 속에서 소소한 기쁨을 찾으라는 것이다. 사람들과의 만남, 예술과의 만남, 자연과의 만남에서 오는 사랑의 의미를 느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보람을 찾을 수 있는 봉사의 시간을 가져야 하고, 자녀 중심의 삶에서 부부 중심의 삶으로 전환돼야 한다. 무엇보다 이 시기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얻어지는 궁극적인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자동차 운전 시 저단 기어로 변속해 속도를 줄이는 것을 ‘다운 시프트’라고 한다. 마흔 이후엔 우리의 삶도 ‘다운 시프트’해야 한다. 보다 여유롭고 편안한 삶을 즐기기 위해, 현재의 바쁜 삶의 속도를 줄이고 미처 돌보지 못했던 것들을 돌아본다면 중년의 공허감은 채워질 것이다.
이제 평균수명이 늘어나 퇴직 후 평균 30∼40년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가족관계가 건강하지 않으면 은퇴 이후의 삶이 불행해진다. 40대부터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미국의 상담가 존 엠 드레셔가 저서 ‘내가 가정을 다시 시작한다면’에서 밝힌 10가지 결심은 가슴에 새겨둘 만하다. ‘아내를 더 사랑하겠다.’ ‘아이들과 더 많이 웃겠다.’ ‘더 잘 듣겠다.’ ‘더 정직하겠다.’ ‘가족을 위해 더 기도하겠다.’ ‘가족과 더 시간을 보내겠다.’ ‘더 많이 격려하겠다.’ ‘작은 일에 더 관심을 보이겠다.’ ‘소속감을 더 계발하겠다.’ ‘보다 친숙하게 하나님을 소개하겠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