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약식 軍열병식 참석… 당분간 긴장국면 이어질 듯

입력 2013-04-25 19:07 수정 2013-04-26 00:35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5일 인민군 창건 81주년을 맞아 거행된 ‘약식 열병식’에서 사열을 했다. 현재의 한반도 긴장 국면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인민군 창건 81돌에 즈음한 인민군 예식이 금수산태양궁전에서 거행됐다”고 보도했다. 열병식에선 김 제1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와 평양시의 군 및 인민내무군 장병들, 당과 근로단체 간부, 근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군대의 분열 행진이 진행됐다. 김 제1위원장은 군 장병들이 주석단 앞을 행진할 때 거수경례로 답례했고 전투기들은 금수산태양궁전 상공에서 저공으로 날면서 ‘시위비행’을 했다. 김명식 해군사령관, 이병철 항공 및 반항공군사령관, 김락겸 전략로켓사령관도 각각 연설을 통해 미국에 대한 ‘핵폭탄 공격’ ‘핵참화’ 등을 언급했다. 다만 군사 무기는 등장하지 않은 약식 행사였다. 북한이 올해가 꺾어지는 해(매 5주년과 10주년)가 아닌데도 열병식 행사를 연 것은 내부 결속을 다지고 대외 위협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도 ‘핵과 평화’란 제목의 정론에서 “강위력한 핵무력 위에 평화도 있고 부강번영도 있으며 인민의 행복한 삶도 있다”는 김 제1위원장의 말을 인용하며 핵무력 건설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공식 제의한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을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아 보인다. 보통 북한에선 열병식이 열릴 경우 이를 생방송하거나 오후에 녹화 방송한다. 하지만 비공개로 진행했던 이 행사를 우리 정부가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을 제의한 후인 오후 8시쯤 녹화 중계했다. 남측의 ‘중대 조치’가 포함된 최후 통첩성 경고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이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기에는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다. 북한이 ‘북침훈련’으로 규정한 한·미 연합훈련 ‘독수리연습’이 30일까지 지속된다. 북한은 전쟁연습과 대화는 공존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한·미 훈련 때 6자회담 등을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으로서도 경색국면이 오래 지속되면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 아래 대화 거부 국면을 장기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남측이 두 번이나 공식 제의했고 북한도 개성공단 재개를 바라고 있어 서로 이야기를 들어보자며 제의를 받아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개성공단 재가동’을 여전히 우리 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협상 카드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일단 대화 제의를 거부한 뒤 다른 조건을 제시하거나 정부의 중대 조치를 지켜볼 가능성도 나온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