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투트랙 신당 전략’… 측근 모임 정례 가동

입력 2013-04-25 19:03 수정 2013-04-25 22:11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승리로 화려하게 정치에 복귀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25일 가장 먼저 주민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가 당분간 지역행보, 국회 적응에 집중하겠지만 예상보다 빨리 독자세력화에 나서리란 전망도 나온다. 이르면 다음달 말 연구소 출범과 동시에 컨트롤타워 역할의 측근 모임 정례 가동 등 ‘투트랙’을 통한 신당창당 수순을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安, “새 정치 대장정 출발”=안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첫날을 상계동에서 보냈다. 그는 희망촌, 재래시장 등을 돌아본 뒤 캠프 해단식에서 “제 모든 것을 걸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가겠다. 어떤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계신지 잘 알고 있다”며 “새 정치를 이루는 대장정을 출발한다”고 선언했다.

안 의원은 하루 종일 ‘새 정치’를 강조하며 기존 정치권을 비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주민들은 정치인들을 ‘자기들끼린 열심히 싸우다가도 국민적 요구에 대해선 똘똘 뭉치는 적대적 공동체 관계’로 생각하더라”며 “이런 낡은 정치를 안 하는 게 새 정치”라고 말했다. 이어 “새 정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모호한 개념이 아니라 명확하다. 좁은 범위로는 실천과 실행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민주통합당이 전날 당선을 축하하는 브리핑에서 ‘분열이 아닌 화합과 연대의 장을 모색하자’고 밝힌 데 대해 “새 정치는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모든 정당들이 서로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새 정치를 향한 경쟁을 할 때 최대 수혜자는 국민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안 의원은 26일 오전 10시 대정부질문이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첫 출석해 의원 선서를 하고 의정활동을 시작한다. 주말인 28일까지는 지역을 돌고 29, 30일 국회 일정에 참여할 계획이다.

◇인물 영입 본격화할 듯=정치권 내 기정사실화돼 있는 ‘안철수 신당’을 놓고 안 의원 측의 고민은 깊다. 당장 10월 재보선까지 정치적 이벤트가 없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첫 걸음을 뗄지도 걱정이지만 ‘사람’이 없다는 게 그중 가장 큰 문제다. 이 때문인지 예상보다 이른 시점인 다음달 말을 전후로 연구소 출범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혁신, 민생현안 등 정책 중심으로 꾸려질 연구소는 인재 영입 및 양성을 통해 세(勢) 확장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핵심 측근은 “안 의원은 여야 인사뿐 아니라 숨은 지역 인물들과의 만남의 기회를 늘려 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5·4 전당대회 이후 본격적으로 독자세력화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특히 18일 광주 방문을 시작으로 부산 등 전국에 흩어져 있는 지역포럼을 순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대선과 보궐선거를 함께 치른 핵심 측근들과의 정기적 모임을 통해선 신당 밑그림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 인사는 “교수진이 중심이 될 연구소와 별개로 정무적 판단을 해 나갈 회의체가 마련되지 않겠느냐”며 “투트랙을 통해 10월 재보선이나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무소속이 아닌 정당 타이틀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