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安, 상임위 딜레마
입력 2013-04-25 19:03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국회 상임위 배정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통상 재·보궐선거로 당선되면 전임자가 속했던 상임위를 승계하는 게 관례다. 안 의원은 진보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이 배속됐던 정무위에 배정돼야 한다. 하지만 안 의원은 안랩 주식 186만주를 갖고 있다. 정무위에 배속되려면 주식을 백지신탁하거나 매각해야 한다. 그러나 백지신탁이란 게 사실상 2개월 뒤 주식을 처분하는 것이어서 안 의원의 주식도 처분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안랩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투자자들이 반발할 게 뻔하다.
안 의원 측근인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안 의원이 갈 만한 상임위 검토에 착수했다. 일단 주식 때문에 정무위 외에 기획재정위, 산업통상자원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도 가기 어려운 상태다. 또 안 의원은 무소속이라 비교섭단체인 통합진보당(6명), 진보정의당(6명)과 다른 무소속 의원 5명과 상임위를 조정해야 한다. 하지만 두 당은 상임위 양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때문에 박주선 문대성(외교통일위), 김형태(국방위), 현영희(교육문화체육관광위) 의원 등 무소속 의원들과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안 의원은 교문위에 가고 싶다고 밝힌 바 있지만 현 의원은 상임위를 바꿀 의향이 전혀 없다고 한다. 문 의원과 김 의원도 마찬가지다. 송 의원실 관계자는 25일 “안 의원이 상대적으로 약한 분야인 외통위나 국방위로 가는 게 최선인데 해당 무소속 의원들을 설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아무도 양보하지 않으면 무소속 의원 상임위 배정권이 있는 강창희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조정에 나설 전망이다.
한편 안 의원은 의원회관에서 노 전 의원이 썼던 518호를 배정받았다. 진보정의당 심상정(516호), 통합진보당 김선동(519호) 의원이 옆방이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