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서방 車보험 잡아라”… 손보사들, 中시장 공략 시동

입력 2013-04-25 18:45


국내 대형 보험사들이 중국 자동차보험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자동차 등록 대수가 한국의 5배인 1억대가 넘는 중국은 매년 1300만대 이상 자동차가 팔려나간다. 최근 외국회사에 자동차 의무보험 영업을 허용하자 삼성화재를 필두로 대형 손보사들이 잇따라 대륙을 향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25일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로부터 자동차 교통사고 책임강제보험 사업 인가증을 최종 획득했다고 밝혔다. 국내 보험사가 중국에서 자동차 책임보험 사업 인가를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달 7일에는 직판형 자동차보험 ‘삼성직소차험(三星直銷車險)’을 출시하고, 상하이와 쑤저우에서 영업을 시작한다. 이 보험은 삼성화재가 국내에서 판매 중인 인터넷 자동차보험 ‘애니카 다이렉트’를 중국 실정에 맞게 바꾼 상품이다.

2005년 4월 중국에 진출한 삼성화재는 그동안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보험 영업에 주력했다. 2010년 6월에야 자동차 임의보험 시장에도 진출했었다.

선택적으로 가입하는 임의보험과 달리 이번에 인가를 받은 책임보험은 교통사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차량 소유자라면 누구나 가입해야 하는 의무 보험이다. 대상 고객이 많아 삼성화재로서는 더 큰 시장에 발을 들인 셈이다. 중국은 외국계 보험사의 경우 임의보험만 허가했다가 지난해 5월 책임보험을 포함해 자동차보험 시장을 전면 개방했다.

국내 자동차 보험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한 상황에서 중국은 손해보험사에 매력적인 시장이다. 공식적으로 등록된 차만 2007년 말 4400만대에서 2011년 말 9400만대로 4년 만에 113.6%(5000만대) 늘었다. 2011년 팔려나간 차는 한국의 전체 차량 등록대수(1900만대)와 비슷한 1850만대다. 매년 1300만∼1800만대가 새롭게 등록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초 이미 1억대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자동차보험 시장 규모는 2011년 말 기준으로 3505억 위안(약 63조원)에 달한다. 2020년에는 등록 차량이 2억4600만대를 기록하면서 190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진출 7년째인 현대해상도 상반기 중 책임보험 사업에 대한 최종 인가를 받아 오는 7월부터 상품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인터넷 직판 영업을 하는 삼성화재와 달리 현대해상은 베이징·칭다오에서 현대기아자동차 영업점을 발판으로 대면 영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동부화재는 이날 서울 대치동 동부금융센터에서 중국 안청손해보험사 지분 15.01%를 인수하는 계약서에 서명하면서 중국 진출 교두보를 확보했다. 시장조사 중인 LIG손해보험은 경쟁 보험사의 영업 활동을 지켜본 뒤 중국 진출을 결정할 계획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