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내부서도 ‘우경화’ 자성·비판 목소리 확산

입력 2013-04-25 18:41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아베 신조 총리의 침략 부인 발언 등 우경화 드라이브에 일본 내에서도 자성론이 확산되고 있다. 기존 진보 성향 매체의 강한 비판 외에 보수 세력으로부터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25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극우 세력을 대표하는 일본유신회의 마쓰이 이치로 간사장은 국회의원 168명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집단으로 갈 필요가 있었는가”라고 반문한 뒤 “나라면 살짝 참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하시모토 도루 일본유신회 공동대표도 지난 23일 “정치인은 외교적 태도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집권 자민당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됐다. 가와무라 다케오 자민당 선대위원장은 한 방송에 출연해 “서로 과도하게 반응하면 점점 돌이킬 수 없게 된다”면서 “정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굴하지 말라’고 두둔한 아베 총리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A급 전범 분사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자민당의 노다 다케시 중일협회 회장은 최근 “야스쿠니 문제는 단적으로 말하면 A급 전범 합사 문제”라며 “별도 공간이 있어도 좋다”고 밝혔다. 이어 “합사 자체는 좋다고 치더라도 거기에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이 참배하는 것은 의미가 달라진다는 게 외국의 논리”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역사인식 문제를 외교와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바라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도 주변국의 반발 외에 일본 내부의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 세력의 반격도 계속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조회장은 한 강연에서 “(참배가) 외교 문제가 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며 “그런 일 때문에 영령을 위로하는 마땅한 자세가 바뀌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우파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사설에서 한국 외교부의 비판에 대해 “한·일 간에 서로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라며 이유 없는 비난이라고 일축했다. 산케이의 구로다 가쓰히로 논설위원도 칼럼에서 “과거 한국이 역사적 피해자라는 인식으로 일본에 대해 우위에 서 있었지만 현실의 한국은 더 이상 약자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야스쿠니 문제를 이유로 외교장관의 방일을 취소한 데 대해 “회담의 긴급성이 없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