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공고, 직무발명으로 고졸 취업 활짝

입력 2013-04-25 18:33

고졸 취업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지만 기업에서는 여전히 고졸 인력을 단순 노동 인력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를 극복할 방법으로 ‘직무발명’이 주목받고 있다.

직무발명이란 현장의 인력이 생산 과정에서 직접 겪는 어려움을 해결할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이를 상품화까지 연결시키는 것이다. 이를 일찍부터 교육시키는 곳이 있다. 바로 발명·특허 특성화고인 경기도 수원의 삼일공업고등학교다.

삼일공고는 직무발명 기업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기업체에서 필요한 직무발명의 의견을 받고, 그에 관한 우수한 아이디어를 낸 학생을 해당 기업에서 고용하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기업은 우수한 인재와 아이디어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고, 학생은 단순 기능직이 아닌 지능형 인재로 인정받고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삼일공고는 이를 위해 수십 개 업체와 MOU를 체결했다. ㈜SKC, 동양매직, 듀오백코리아, 한경희생활과학 등이다. 지역의 기업과도 연계 체계가 구축돼 있다. 학생들에게 직무발명 기회를 더 많이 주기 위해 교사들이 1인 1업체를 목표로 뛰어다닌 덕분이다. 삼일공고는 동문이나 학부모가 관련돼 있는 업체와도 적극적으로 MOU를 맺었다.

한 번에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는 쉽지 않았다.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교사와 학부모가 참여해 이에 관한 토론을 진행했다. 아이디어를 확정한 뒤에는 변리사를 초대해 컨설팅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삼일공고는 변리사에게 검증받은 아이디어를 모아 전시회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운전기사가 승객의 안전벨트 착용을 확인할 수 있는 ‘영리한 버스 안전벨트’, 힘을 많이 들이지 않고 끌고 다닐 수 있는 ‘이동식 사다리’ 등 발명품을 전시했다. 전시회에 직무발명의 의견을 낸 기업체를 초대한 것은 물론이다. 기업이 현장에서 학생을 면접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 것이다. 삼일공고는 또 전시회를 미래의 신입생 모집에도 활용했다. 전시회장을 계속 개방해 지역 사회 중학생들에게 홍보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