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朴 권력질서 재편 ‘째깍째깍’… 김무성 태풍 부나
입력 2013-04-25 18:32
새누리당 김무성 전 원내대표와 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4·24 재보선을 통해 여의도에 재입성하면서 두 거물 정치인들의 행보에 여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친박(親朴·친박근혜)계 정치인이기 때문에 친박계 권력질서가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때 친박계 좌장으로 불린 김 의원은 부산·경남(PK)의 친박 최다선(5선)이다. 벌써부터 차기 당 대표 등 여권의 구심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보스 기질이 있어 당내에 따르는 사람도 많다. 친박 주도권 경쟁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당·청 관계에 불만이 있는 친박 비주류와 친이계 등을 규합해 독자세력을 구축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 같은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갈등이 아닌 윤활유’, ‘박근혜 정권 성공의 일등공신’을 부쩍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25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저를 두고 ‘거침없이 말 할 사람’이라며 뭔가 충돌이 있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를 하더라”며 “하지만 저는 그렇게 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소통 부족에서 오는 현재의 (여권 내부) 분열상은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분간은 당·청 관계 재정립이나 권력구도 재편에 앞장서기보다 여권 내부의 원활한 소통 채널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낮은 행보’로 친박 주류의 견제를 피하겠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때문에 다음달 원내대표 선거에서 중립을 취하고 현재의 당 지도부와도 협력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원내대표 선거는 남경필 의원이 불출마키로 하면서 이주영·최경환 의원 등 두 친박이 대결하게 된다. 그러나 당·청 관계 불만이 지속되고 조기 전대설이 확산되면 김 의원을 중심으로 한 권력재편 요구가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이 의원은 충청권 맹주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 과정에서는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득표율을 깨고 싶다”며 ‘포스트 JP’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민련, 국민중심당, 자유선진당 등 이름은 바뀌어도 ‘충청당’이 존재했는데 새누리당과 합당으로 없어지다 보니 정치적 공허함이 있다”며 “충청세력의 결집 역할을 저에게 기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이 현안에 효율적인 대처를 못하고 있다. 당내 문제든, 지역현안 문제든 입장을 분명히 밝히겠다”고도 했다. 이 의원이 적극적인 정치 행보를 선언하면서 여당 내 충청권 맹주다툼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