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김치 산업화 헛구호 그쳐

입력 2013-04-25 21:12

[쿠키 사회] 남도김치 산업화를 위한 광주시의 각종 투자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브랜드 사업과 판로 개척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게 주요한 문제다.

광주시는 25일 “1994년 제1회 광주김치축제를 개최한 이후 김치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이 축제는 올해 10월로 20회째를 맞게 되며, 세계김치문화축제로 확대·개편된 이 축제에 시는 해마다 예산 15억~20억원을 투입해 왔다.

시는 2010년부터 ‘김치로’로 명명된 남구 김치로 60번지에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8782㎡의 광주김치타운을 운영 중이다. 352억원을 들여 문을 연 김치타운은 김치박물관, 김치체험장, 첨단 김치공장을 갖추고 있다. 앞서 시는 전남도와 공동으로 김치사업단을 구성하고, 2005년 ‘감칠배기’라는 광주·전남 공동 브랜드를 개발해 마케팅에 활용해 왔다. 정부출연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를 지난해 10월 광주에 유치하는 데도 성공했다.

하지만 남도김치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20년간 김치산업 기반조성에 많은 예산을 쏟았지만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고작 1.1%였다. 10여개 김치업체의 총 매출은 2011년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어섰다. 대부분 하루 1t 안팎의 적은 양의 김치를 생산할 정도로 영세하기 때문이다.

명품김치 육성을 위한 브랜드 사업과 온라인 쇼핑몰 개설도 부진한 상태다. 시는 공동브랜드 감칠배기의 판매가 부진하자 제2의 브랜드 ‘K김치’를 내놨다. 해외수출 시장을 겨냥한다는 명분이었다. 올해는 다시 호남대 산학협력단이 개발한 ‘김치광’을 단독 브랜드화했다. 시는 제품 규격화와 통일된 맛을 위해 김치명인 등과 손잡고 조리법이 일정한 표준 김치를 제품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8년 동안 3번이나 이뤄진 브랜드 분산과 명칭 변경은 김치 지명도를 되레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치광’이 나온 지 4개월이 됐는데도 여전히 ‘감칠배기’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것도 시급히 개선돼야 할 사항이다.

남택송 시 식품산업계장은 “향후 5년간 537억원을 집중 투자해 국내시장 점유율을 최소 10%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김치 종주도시로서 국내외 판로를 넓히기 위한 대책을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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