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철수 등원하는데 민주당 남 탓만 할 셈인가

입력 2013-04-25 01:53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 치러진 4·24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의원 3명이 새로 탄생했다. 서울 노원병에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 부산 영도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후보, 충남 부여·청양에서 새누리당 이완구 후보가 각각 당선된 것이다. 5선이 된 김 당선인의 경우 벌써부터 새누리당 차기 대표로 거론되는 등 정치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김 당선인 못지않게 주목되는 인물은 안 당선인이다. 지난 대선에서 중도하차한 뒤 투표를 마치자마자 결과도 지켜보지 않은 채 미국으로 떠났던 그는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 위해 3월 중순 전격 귀국했다. 여권 성향이 강한 부산이 아니라 야권 성향이 강한 곳에 출마하자 비난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았으나 그는 완주했다.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승부수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도 ‘새정치’를 유난히 강조했다. 재보선 의미부터 “국민과 함께 정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새정치를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등 기본에 충실한 정치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민생을 도외시한 채 걸핏하면 싸움질하는 정치는 반대한다는 얘기다. 아직도 모호한 느낌이 없지 않다. 하지만 국회에 들어간 이후에도 새정치 구현을 위해 매진하면서 지지세를 넓혀갈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그가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대비해 신당을 만들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실제로 그의 정치권 진입이 창당으로 이어질 경우 가장 타격을 입을 정당은 민주통합당일 것이다.

민주당은 정신을 바싹 차려야 한다. 대선이 끝난 뒤 민주당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혁신하겠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 계파싸움에 몰두하고 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려는 정치인은 한 명도 없고, 남 탓만 난무하고 있다. 요즘엔 강령 개정문제를 놓고 강경파와 온건파가 첨예하게 맞붙어 있다. 민주당에서 민심이 떠나면 ‘안철수 신당’은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5·4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될 새로운 지도부는 비상한 위기감을 갖고 대대적인 혁신에 나서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제1야당에서 소수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