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새 총리 레타 지명, 중도 좌파 민주당 부당수 "긴축정책은 그만" 강조
입력 2013-04-25 01:34
중도 좌파 성향의 엔리코 레타(46) 민주당 부당수가 이탈리아의 새 총리로 지명됐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젊은 총리로 기록됐다.
조르조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은 24일 레타 부당수를 새 총리로 지명하고 정부 구성을 위임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 2월 총선 후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이탈리아는 총리가 지명되면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에서 최대 의석을 얻은 민주당에서 총리 지명자가 나오면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 자유국민당과 대연정 정부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타 지명자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오른팔 역할을 하는 기아니 레타의 조카다. 레타 총리 지명자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정부 구성을 완료할 것으로 전해졌다.
레타 지명자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공직 경험을 갖고 있는 친 유럽 성향의 온건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 20일 피에르 베르사니 민주당 대표가 사임의사를 밝히면서 총리 후보로 급부상했다.
1994년 피사 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한 레타 지명자는 1996~1997년 재무부 유럽위원회 사무총장으로 일했다. 1997년 이탈리아 국민당 사무차장을 역임한 뒤 1999~2000년 산업장관, 2000~2001년 산업무역장관에 이어 2004년까지 하원 의원으로 활동했다. 공산당이 민주당으로 이름을 바꾼 2007년 민주당에서 군소 정당과 활발한 교류를 주도했다. 이후 2009년부터 민주당 부당수를 맡아 당내 2인자 자리에 올랐다.
그는 스스로 이데올로기의 환상 속에 살지 않고 있다고 강조해 유연한 사고를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과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가장 존경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록 가수 노마디의 열광적 팬이다.
레타 지명자의 앞길엔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다. 우선 장기간의 정국 혼란과 경제 난국을 해결해야 한다. 그는 총리 지명이 확정된 뒤 “긴축정책은 더 이상 그만”이라며 “유럽에서 다른 정책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레타 지명자의 생각은 독일을 중심으로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아 새로운 불안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정국 혼란을 유발한 선거법을 개정해 정국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이탈리아는 지난 2월 24∼25일 실시된 총선에서 상·하원 모두 과반을 차지하는 정당이 나오지 않아 단독정부가 구성되지 못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