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안철수’ 대권 시동, 새정치, 정계개편 파괴력은?

입력 2013-04-24 22:43 수정 2013-04-24 00:45

안철수(51) 무소속 후보가 24일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를 큰 격차로 꺾고 당선됨으로써 차기 대권을 향한 대장정(大長程)에 다시 시동을 걸게 됐다. 안 당선인은 중·장기적으로 신당(新黨)창당과 정계개편 등을 통해 여의도에 ‘안철수 땅’을 넓혀나가면서 차기 대권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과정이 가시밭길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안 당선인의 국회 입성은 ‘아마추어 정치인’ 딱지를 떼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계기일 뿐 ‘아마추어 딱지’가 떼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민주통합당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당선인이 이번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게 거의 없다”며 “앞으로 의정활동에서도 대권 주자급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면 국회의원 300분의 1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가 금방 ‘큰 정치’에 나서기보다는 당분간은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연착륙을 목표로 한 탐색전 위주의 정치활동을 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안 당선인이 자칫 여의도에서 무리하게 뭘 하려다가 여야가 작심하고 무시할 경우 아무 것도 못하고 길을 잃을 수도 있다”며 “기존 정당과의 협조관계가 필수불가결하다”고 말했다.

안 당선인은 프로정치인으로서의 수업과 동시에 지지층 세력화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는 곧 정계개편의 신호탄일 수 있다. 그가 민주당을 ‘쇄신대상’으로 규정한 이상 ‘새 정치’를 기치로 기존 정당 및 신진세력을 끌어모아 새로운 정치결사체 결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다음달쯤 정치 관련 연구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후 10월 재보선이나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즈음해 자신이 대주주인 신당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안철수발(發) 정계개편이 가시화될 경우 민주당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노원병 공천을 포기한 데 이어 후보를 낸 지역에서도 전패를 하면서 극도의 무기력감에 빠져든 상태다.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져들 수도 있다.

안 당선인은 최종적으로는 대선주자로서 다시 우뚝 서는 게 목표다. 그러려면 야권 잠룡들인 민주당 문재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과 ‘미래 대통령’ 경쟁을 벌여야 한다. 정치 새내기 안 당선인이 험난한 여정에서 어떤 정치 드라마를 펼칠지 주목된다. 안 후보는 당선 확정 뒤 “반드시 좋은 정치로 보답하겠다”며 “안철수의 새 출발을 꼭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무성, 이완구 후보는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당선됐다.

손병호 김아진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