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용 우승 이젠그만” 김호철 감독 현대캐피탈 복귀
입력 2013-04-24 18:44
그의 배구 인생에 삼성화재는 늘 극복의 대상이었고 목표였다. 그를 이탈리아에서 국내 배구판으로 끌어들인 것도, 친정인 현대캐피탈로 다시 올 수 있었던 것도 삼성화재 때문이었다.
김호철(58) 감독이 24일 2년 만에 친정팀 현대캐피탈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지난 시즌 드림식스를 맡아 프로배구에 돌풍을 일으켰던 김 감독은 우리카드로 인수된 드림식스의 초대감독이나, 새로 창단하게 될 러시앤캐시 사령탑을 맡을 것으로 전망됐었다.
그의 복귀일성은 오랜 친구인 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를 꺾고 정상에 서는 것이었다. 김 감독은 “신생팀에서 머물고 있으면 삼성이 계속 우승할 것 같더라”면서 “10년 전 한국에 돌아왔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명세터 출신으로 배구 강국 이탈리아에서 선수와 지도자 생활을 하던 그는 2003년 현대캐피탈 감독으로 전격 부임했다. 라이벌인 삼성화재의 독주체제를 막는 것이 그에게 맡겨진 임무였다. 프로배구 2005∼2006 시즌부터 2년 연속 삼성화재를 꺾고 우승했고 2006년 대표팀 사령탑으로 도하 아시안게임 제패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2010∼2011시즌 문성민 등 최고의 선수들로 팀을 구성하고도 플레이오프에서 삼성화재에 밀리자 2선으로 물러났다.
김 감독은 “그동안 현대캐피탈을 떠나 있으면서 팀을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면서 “여러 구단에서 제의가 들어왔으나 추구하는 바가 가장 잘 맞아떨어진 곳은 결국 친정팀이었다”며 정상 복귀를 다짐했다. 현대캐피탈도 정태영 구단주가 직접 김 감독을 만나 배구명가의 재건을 이끌어달라며 감독직 수락을 부탁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내가 간다고 당장 바뀌기는 어렵겠으나 모두의 생각이 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현대에 남아있겠다고 하는 선수들은 적극 품고 함께 가겠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트레이드나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이용해 과감히 정리할 것”이라며 대대적인 팀 개편을 시사했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수석코치에 박희상(41) 전 드림식스 감독을 함께 선임했다. 현역 시절 ‘배구도사’라는 별명을 얻었던 박 코치는 지도 방식을 둘러싸고 선수들과 불화에 시달리다 지난해 8월 지휘봉을 내려놓고 방송해설위원으로 활동해왔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