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 영연방국가 한국전 참전 노병들 가평 전적비 찾아

입력 2013-04-24 18:36

6·25전쟁에 참전했던 영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국가 출신 노병 300여명이 24일 경기도 가평에 있는 영연방 전적비를 찾았다. 가평전투는 영국 미들섹스대대, 호주 왕실 3대대, 캐나다 프린스 파트리샤 2대대, 뉴질랜드 16포병연대로 구성된 영연방 제27여단이 1951년 4월 중공군의 춘계공세에 맞섰던 전투다. 영연방은 6·25전쟁 시 9만4992명을 파견했다.

영연방 전적비 참배를 마친 이들은 7㎞ 떨어진 캐나다 참전비를 찾았다. 당시 캐나다는 2만6791명을 한국에 보냈다. 312명이 전사하고 1212명이 부상당해 1·2차 세계대전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캐나다 참전용사 조엘 비만(84)씨는 “목숨을 걸고 지켜낸 곳”이라며 “북한이 또다시 긴장을 조성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올해를 ‘한국전 참전의 해’로 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다. 온타리오주 오샤와시는 5월 25일을 ‘한국전 참전용사의 날’로 정하고 추모행사를 갖는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는 6월에 평화 기원 특별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며, 마니토바주 위니펙에서는 7월에 정전 60주년을 기념하는 촛불집회가 열린다. 또 오타와에서는 가평전투 참전 용사들의 모임인 ‘가평의 친구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기금으로 ‘프린스 파트리샤 2대대’의 활약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제작할 계획이다.

이어 이들은 캐나다 전적비 근처에 있는 호주와 뉴질랜드 전적비에도 참배했다. 70명의 아일랜드 노병들은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삼하리 일대 ‘해피밸리’로 불린 지역에서 치러진 전투를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다. 60년 만의 행사였다. 해피밸리 추모비는 아일랜드 벨파스트 시청 앞에도 세워져 있다. 당시 아일랜드는 유엔 회원국이 아니었지만 한국을 구하기 위해 영국군의 일원으로 참가했다.

해피밸리 전투는 1951년 1월 3일 영국군 제29보병여단 얼스터대대가 중공군의 인해전술을 성공적으로 막아 이들의 남하를 지연시킨 전투다. 덕분에 서울 시민들의 1·4후퇴가 가능했다. 당시 전투에서 얼스터대대 대대장과 전차 중대장이 전사하는 등 15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국방부와 보훈처는 아일랜드와 수교 30년이 되는 올해 처음으로 아일랜드 용사들을 위한 추모식을 가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