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부재’ 한화, 비상경영委 가동
입력 2013-04-24 18:29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기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을 막기 위해 그룹 내 원로경영인들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위원회를 24일부터 가동한다고 밝혔다.
비상경영위원회의 위원장은 한화투자증권 김연배 부회장이 맡기로 했다.
부문별 위원으로는 김 부회장이 금융부문을 겸직하고 제조부문은 한화케미칼 홍기준 부회장, 서비스부문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홍원기 사장이 각각 담당한다. 최금암 그룹경영기획실장은 실무총괄위원을 맡는다.
원로경영인 3인을 축으로 최 실장이 실무적으로 지원하는 형태다.
비상경영위원회는 김 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때까지 대규모 투자, 신규 사업계획 수립, 임원 인사 등 그룹 차원의 주요 사안에 대해 회장을 대신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의 역할을 수행한다.
최 실장은 최근 구속집행정지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김 회장을 만나 “그룹의 주요 사안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보고하고 비상경영위원회 결성을 승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지난해 8월 김 회장의 구속 이후 그룹경영기획실과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중심으로 책임경영체제를 운영했다. 그러나 회장의 공백으로 인한 그룹 차원의 주요 의사결정이 미뤄지면서 올해 투자계획이나 주요 임원 인사 등이 지체되는 등 경영상 어려움이 누적됐다.
이번에 가동되는 비상경영위원회는 금융·제조·서비스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부문별로 계열사 CEO들과 함께 현안을 논의하고 해결방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미뤄져 왔던 신규 투자 계획, 인수합병(M&A), 임원 인사 등 경영 사안들이 조만간 확정, 발표될 전망이다.
위원회는 한화생명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작업을 적극 추진하고 이라크 신도시 건설사업의 추가 수주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서울 장교동 그룹 본사 회의실에서 필요하면 수시로 의사결정회의를 열 계획이다. 전원 합의 방식으로 결론을 도출하되 필요에 따라 계열사의 CEO들이 주요 위원으로 참석한다.
위원회를 이끄는 김연배 부회장은 “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국민과 고객, 주주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