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미래硏 아군 맞아?
입력 2013-04-24 18:20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이 박 대통령의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진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2040세대(20∼40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박 대통령은 4.31점(10점 만점)을 받아 직무 수행능력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미래연은 박 대통령이 당선되기까지 정책적으로 뒷받침을 했던 대선승리의 일등공신이다. 또 출신 인사들이 박근혜정부 고위직에 대거 진출하면서 인재풀의 산실 역할도 했다. 미래연이 지난달 3일 정부의 국정운영 성적표를 매기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홀로서기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그게 가능할까’라는 의심을 받았지만,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불통(不通)’ 문제를 지적한 조사를 발표하면서 그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 됐다.
2040세대 1024명은 미래연이 여론조사기관 베스트사이트에 의뢰해 지난 1∼8일 실시한 조사(신뢰수준 95%·표본오차 ±3.06% 포인트)에서 의사소통 능력 다음으로 박 대통령에게 갈등조정 능력(4.42점)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한반도 평화관리(4.74점), 공정사회 수행(4.88점), 경제성장 수행(4.98점) 능력도 5점에 미치지 못하며 저조하게 나타났다. 반면 도덕성(5.31점), 복지국가 수행(5.12점), 비전제시(5.03점) 능력은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5월 조사와 비교해 모든 항목이 낮은 점수를 받아 박 대통령이 당선 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직무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의사소통과 갈등조정 능력은 각각 1.42점, 1.33점으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향후 ‘박 대통령이 잘할 것’이라는 비율은 31.3%로 ‘잘 못할 것’(24.8%)에 비해 6.5% 포인트 높았다. ‘보통이다’는 33.1%였다.
공교롭게도 청와대는 이날 박 대통령의 국민소통 의지를 반영했다는 국정홍보 슬로건 ‘넓게 듣겠습니다. 바르게 알리겠습니다’와 엠블럼(사진)을 발표했다. 엠블럼은 귀와 입을 형상화한 것으로 각각 주황색과 파란색을 사용해 ‘따뜻하게 듣고, 냉철하게 알리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