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골학교 ‘공교육의 기적’… 철저한 학사관리 덕 고교평가 3위 올라
입력 2013-04-24 18:07 수정 2013-04-24 22:33
미국에서 ‘조지아주 출신’은 촌사람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출마했을 때도 비웃음을 많이 샀다. 그런데 이런 곳에 문을 연 지 6년밖에 안 된 공립 귀넷과학기술고가 미국 전체 평가에서 ‘수도권 8학군’으로 불리는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토머스제퍼슨 과기고를 제쳤다.
미국의 대표적인 학교평가기관인 ‘US뉴스&월드리포트’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 전국 고교평가 순위에서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귀넷과학기술고는 1위 텍사스주 댈러스의 영재고와 애리조나주 투산의 베이시스에 이어 3위에 올랐다.
‘TJ고’라는 약칭으로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토마스제퍼슨 과기고는 지난해 2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올해 미국 50개주 대상 공교육 평가에서 바닥권을 맴돌았던 조지아주는 귀넷과기고가 3위에 랭크됐다는 소식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성적이 낮은 흑인과 극빈층 학생이 많은 이 학교가 워싱턴DC 근교의 부유층 밀집지에 있는 명문 TJ고를 누른 데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귀넷과기고는 재학생 696명 가운데 아시안 40%, 백인 29%, 흑인 18%, 히스패닉 13% 비율로 구성돼 있으며 한인 학생은 10%에 달한다. 26%가 국가로부터 식권(푸드스탬프)을 받는 극빈층이다.
이 학교의 급부상은 한시라도 공부를 게을리하면 학교를 다닐 수 없도록 하는 퇴학제도로 대표되는 철저한 학사관리에 힘입은 바 크다는 분석이다. 귀넷과기고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한 한인 학부모는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과제를 많이 내주기로 유명하다”며 “교내 경찰, 왕따 행위, 문제학생이 없는 것도 학생이 남 신경 쓸 틈이 없기 때문이란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