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뽑기서 뽑은 ‘짝퉁 뽀로로’ 납 범벅
입력 2013-04-24 18:07
어린이들 사이에서 ‘뽀통령(뽀로로 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 등 유명 캐릭터 인형 수십만개를 중국에서 만들어 국내에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 짝퉁 인형에선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기준치의 최대 360배까지 검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함유된 짝퉁인형을 중국에서 수입해 유통한 혐의(저작권법 위반 등)로 수입업자 정모(6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도매업자 박모(53)씨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정씨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중국 칭다오에 있는 공장에서 ‘OEM(주문자 상표 부착생산)’ 방식으로 만든 짝퉁인형 56만여개를 국내로 들여와 박씨 등에게 판매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 중 80%가 어린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크레인 게임기(인형뽑기) 용으로 유통됐다.
이들은 ‘뽀로로’ ‘마시마로’ ‘보노보노’ 정품 디자인을 그대로 베껴 인형을 만든 뒤 안정성 시험·검사를 받은 것처럼 허위로 국가인증(KC) 마크까지 붙여 유통시켰다. 짝퉁인형의 성분을 분석해 보니 정품에는 함유되지 않은 프탈레이트와 납 성분이 다량 검출됐다. 프탈레이트는 기준치 대비 최고 360배, 납은 최대 76배가 함유돼 있는 인형도 있었다. 환경호르몬의 한 종류인 프탈레이트는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해 불임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국내로 수입·유통된 56만여개의 짝퉁인형 중 3억7000만원 상당의 4만7000여개를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3800억원의 브랜드 가치를 가진 뽀로로의 중국산 짝퉁 인형이 유통되면서 막대한 국가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인터폴과 협조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