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구단 바이에른 뮌헨 회네스 사장 거액 탈세
입력 2013-04-24 17:53
프랑스에 이어 독일에서도 유명 인사가 스위스에 계좌를 개설해 탈세한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고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너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탈세문제는 오는 9월로 예정된 총선에서도 주요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보여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탈세의 장본인은 독일 축구계의 거물로 분데스리가 최고 명문팀인 바이에른 뮌헨 구단의 사장인 울리 회네스(61). 1974년 월드컵 우승 당시 멤버로 활약한 그는 79년 선수생활을 접고 바이에른 구단에서 30년간 일해 사장직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스위스 본토벨 은행에 비밀계좌를 개설해 탈세한 사실을 실토했다. 그는 “스위스 은행에 예치한 예금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난 1월 당국에 신고했다”며 “나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으며 속죄하고 싶고 법의 처분을 받겠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파문을 일으켰고 독일 검찰은 바바리아에 있는 그의 집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여기에 22일에는 또 다른 독일 언론이 스위스에 개설한 비밀계좌에 1300만 달러가 예치돼 있으며 그 돈은 로버트 루이스 드레이퍼스 전 아디다스 사장으로부터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돈은 구단 지분 매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검찰은 회네스 사장에 대한 수사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평소 이민자를 지원하는 등 자선사업에도 적극성을 보이던 그가 탈세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정치권도 충격을 받았다.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 등 야권은 메르켈 총리와 집권 기독교민주당 등이 탈세를 방조했다며 정치적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평소 회네스 사장과 친분이 있었던 메르켈 총리 측은 “많은 사람이 회네스에 실망했다”며 “총리 역시 그중에 한 사람”이라고 강조해 거리를 뒀다.
회네스 사장의 탈세 사실이 언론에 대서특필된 23일은 바이에른 뮌헨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FC바르셀로나를 4대 0으로 대파한 날로 뮌헨으로서는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이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