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렌 선교사 한국 입국일 일주일 앞당겨져야” 탁지일 교수 논문서 주장
입력 2013-04-24 17:34 수정 2013-04-24 19:57
한국 장로교의 선교 기점으로 삼고 있는 알렌(1858∼1932·미국 북장로교 소속) 선교사의 한국 도착 날짜가 잘못 기술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논문으로 발표됐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1884년 9월 20일이 아니라 그보다 엿새 정도 앞당겨진 9월 14일 이전이라는 것이다.
탁지일 부산장신대(역사신학)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 ‘알렌의 조선도착 기록 오류에 관한 연구’를 한국기독교신학논총(2013년 4월호)에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현재 한국개신교사(백낙준) 등 주요 한국기독교사 관련 문헌들은 알렌의 입국시점과 관련해 1884년 9월 14일 중국 상하이를 출발한 것으로 서술돼 있다. 이에 대해 탁 교수는 “9월 14일은 이미 알렌이 한국(부산)에 도착해 있던 시점”이라며 “이 같은 사실은 알렌의 일기와 편지, 보고서 등 1차 자료에 일관적으로 기술돼 있다”(표 참조)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알렌의 도착시점이 왜 오류를 빚게 됐을까. 탁 교수에 따르면 역사학자인 백낙준 박사의 예일대 박사학위 논문 ‘한국 개신교사’(1927)에서 비롯된다.
당시 백 박사는 알렌의 일기를 인용하면서 9월 14일자 일기의 첫 문장인 ‘한국으로 가기 위해 나홀로 상하이를 떠났다’는 내용을 인용했다. 그러나 ‘부산은 왜색 도시이다. 변두리로 가지 않고는 조선사람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이다’ 등 이미 부산에 도착해 있던 정황이 묘사돼 있던 일기 뒷부분 내용에는 주목하지 않았다. 이후 많은 사학자들이 백 박사 논문을 재인용하면서 오류가 기정사실화되었다는 게 탁 교수의 분석이다.
탁 교수는 “당시 항로와 날씨 등을 감안하면 알렌이 상하이를 떠난 시점은 9월 10일 전후가 될 것”이라며 “한국교회사의 첫 장을 장식하고 있는 알렌의 입국 시점에 대한 오류는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