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태국 ‘어린이 교육·복음사역’ 정석천 선교사] “77개 모든 주에 유치원 한 곳씩 세울겁니다”

입력 2013-04-24 17:29


쁘라이(19·방콕은혜국제학교 12학년)양은 6년 전만 해도 태국 방콕의 빈민가를 떠돌던 소녀였다. 그와 가족의 인생이 바뀐 건 매주 토요일마다 마을을 찾아왔던 한 선교사의 전도팀 덕분이었다. 쁘라이 가족 6명은 모두 복음을 받아들였고 크리스천 가정으로 거듭났다.

당시 방콕 빈민가 어린이 전도팀 사역을 이끌었던 이는 기아대책에서 파송된 정석천(57·방콕은혜국제학교 이사장) 선교사. 태국에서 25년째 같은 사역을 이어오고 있는 그를 지난 21일 만났다. 정 선교사는 쁘라이를 포함한 7명의 방콕은혜국제학교 장학생들과 선교여행 차 한국에 들렀다.

“쁘라이를 통해 깨달은 선교적 교훈은 바로 ‘교육의 힘’입니다. 교육이 어린이 복음 전도를 위한 중요한 연결고리가 된다는 겁니다.”

1988년 아내 신병연(53) 선교사와 함께 방콕에 첫 발을 디딘 그는 어린이 전도 사역에 ‘올인’해오고 있다. 주로 도시 빈민가를 찾아다닌다. “아이들이 있는 곳이면 그들 곁에는 부모가 꼭 붙어있는 경우가 많아요. 전도하는 입장에서는 1석2조입니다.”

어린이 전도와 더불어 그는 주일학교 교사훈련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어린이의 교회 출석과 더불어 그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 태국 전체의 교회 주일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매년 1∼2차례 3박4일, 4박5일 일정의 주일학교 교사 훈련을 10년 이상 이어오고 있다. 그렇게 훈련받은 현지인만 지금까지 8000명. 태국의 복음화율(개신교)이 1.1%(약 65만명)에 불과한 현실과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할 만큼 ‘헌신’하는 크리스천들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그때 배웠던 학생들이 길거리에서 만나면 ‘사와띠 크랍, 아짠 실라(안녕하세요, 정 목사님)’라고 먼저 인사를 건네요. 그럴 때면 선교사로서 보람과 기쁨을 느낍니다.”

어린이 전도사역과 더불어 정 선교사는 13년 전 방콕은혜국제학교를 설립, 운영 중이다. 학교설립 취지는 ‘복음으로 무장된 리더’를 세우는 것. 태국 교육부 인가를 얻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교육과정까지 두고 있는데, 2011년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정 선교사의 ‘한우물’ 사역 지평은 최근 들어 조금 더 넓어졌다. 태국의 77개 주마다 유아원을 한 곳씩 설립하는 것. 이미 2년 전 방콕의 빈민 지역인 랑캄행 거리에 ‘1호’격인 ‘랑캄행 은혜 유아원’이 들어섰다. “유아원이 들어서면 아이는 물론이고 부모 전도, 주일에는 교회 활용까지 가능해집니다. 1석3조이죠.” 교육을 통한 그의 ‘백년대계’ 선교는 오늘도 진행형이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