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밴드 ‘노리플라이’출신 첫 솔로 음반

입력 2013-04-24 17:33


가수가 그동안 발표한 음반명만 열거해도 그 가수의 음악 인생이 그려질 때가 있다. 싱어송라이터 권순관(31)의 경우가 그러하다.

그가 몸담고 있는 2인조 밴드 노리플라이(No Reply)는 2009년 1집 ‘로드(Road)’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음악 여정에 나섰다. 이듬해 내놓은 2집 ‘드림(Dream)’에서는 자신들이 꿈꾸는 음악 세계를 확고히 했다. 멤버 정욱재(29)의 군 입대를 앞두고 2011년 발표한 미니음반 ‘콤마(Comma)’ 이후엔 앨범명처럼 활동에 쉼표를 찍고 휴식기에 들어갔다.

권순관이 지난 11일 발매한 첫 솔로 음반 이름은 ‘어 도어(A door)’다. 새로운 문(門)을 열고 솔로 가수로서의 활동을 시작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최근 서울 서교동 한 카페에서 만난 권순관은 이 같이 부연했다.

“문은 시작과 끝이 맞닿아 있는 곳이죠. 인생에선 문을 여닫는 시기가 계속해서 찾아오는데 제겐 지금이 그래요. 음악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될 거 같아요.”

앨범엔 타이틀곡 ‘그렇게 웃어줘’를 포함해 총 11곡이 담겼다. 노리플라이 음악이 그러했듯 1990년대 우리네 가요가 보여주던 감성적 멜로디의 곡들이 망라돼 있다. 가수 김동률(39) 음악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말하자 권순관은 “나 역시 그렇게 느끼고 있다”고 했다.

“제가 생각해도 동률이형 느낌이 너무 나더라고요. 그래서 형한테 음반을 미리 들려줬어요. 그랬더니 ‘이건 네 음악이 맞다. 너의 색깔이 그대로 느껴진다’며 격려해주시더라고요.”

그는 앨범을 만들면서 음악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졌다고 한다.

“예전엔 매 음반 음악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젠 음악을 하는 것 자체에 만족하며 살게 됐죠. 신앙이 커지면서 작은 것에도 감사하게 됐거든요.”

그래서일까. 음반 속지 마지막장엔 시편 121장 1∼2절 말씀이 적혀 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