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선수 출신 억대 연봉 재무설계사, “보험은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야 승리”
입력 2013-04-23 20:40
1984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제8회 세계대학생유도선수권대회 여자 48㎏급에서 전희수(사진) 선수는 종주국 일본 선수를 누르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선수로는 처음으로 국제 대회에서 딴 메달이었다.
여자유도 1세대 간판스타로 주목받던 그는 경기 중 무릎 인대를 심하게 다쳐 수술을 받고 87년 국가대표에서 물러났다. 26년이 지난 올해 47세인 그는 교보생명 강남VIP지점에서 억대 연봉을 받는 재무설계사(보험설계사)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한참 동안 자식(1남2녀) 키우고 집안일만 하다 보니 다른 일을 해보고 싶더라고요. 제가 여군 장교로 복무했는데 선배 장교 중에 보험설계사를 하는 사람이 있어 저도 시도하게 됐어요.”
한국체대 4학년 때 유도를 그만둔 전씨는 졸업 후 여군 장교로 5년간 복무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교사 자격증이 나왔지만 지방으로 발령이 나자 여군에 자원했다. 육군본부 복무 중 동료 장교와 결혼한 그는 출산 후 육아 부담 때문에 92년 전역했다.
2001년 재무설계사로 다시 시작한 사회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고객 수가 좀처럼 늘지 않았다. 전씨는 유도 선후배나 군인 동료를 찾기보다 여성 의사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그의 서비스에 만족한 의사 고객은 동료 의사를 소개해줬다.
현재 전씨의 고객 중 70%가 의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다. 전씨는 전문직 고객이 서로 만나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재무 설계뿐 아니라 인간관계 형성에도 기여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한 것이다. 보험영업도 유도와 같다는 전씨는 “엎어치기 한판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이 연습했는지 모른다”며 “유도는 내 자신을 움직여야 승리할 수 있지만 보험은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야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