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제2무등도서관 결국 무산되나… 시와 이견 불거져 부지선정도 못해

입력 2013-04-23 18:59

아산나눔재단이 약속한 제2무등도서관 건립이 무산될 공산이 커졌다.

광주시는 23일 “아산나눔재단의 명예이사장인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가 2011년 6월 광주시와 시의회를 잇따라 방문한 자리에서 100억원 규모의 도서관을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명예이사장이 약속한 도서관 건립은 아산나눔재단의 올해 주요사업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명예이사장은 당시 선친인 고(故) 정주영 전 회장 추모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정 전 회장이 1981년 44억원을 들여 기증해 건립한 무등도서관의 리모델링에 필요한 22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고 정 전 회장은 5·18민주화운동과정에서 고통 받은 광주시민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우산동 1만2488㎡ 부지에 지하 2층·지상 3층 연면적 9148㎡의 무등도서관을 기증했었다. 이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앞두고 광주를 방문하게 된 정 명예이사장은 선친이 기증한 무등도서관을 개·보수하는 것보다 인근에 제2도서관을 세워 기증해 달라는 광주시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하지만 제2무등도서관 건립은 2년 가까이 부지선정과 도서관 명칭, 예산규모 등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이 불거져 그동안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가 도서관 지원 규모를 100억원에서 150억∼200억 원으로 늘려줄 것을 저울질하는 사이에 정 명예이사장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면서 도서관 기증약속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부족한 도서관 시설의 확충을 위해 아산나눔재단과 상반기 중에 합리적 절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