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성 지진 구호 와중에… 中-日 센카쿠 대치

입력 2013-04-23 18:53

중국이 23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해역에 해양감시선 8척을 보내면서 이 섬을 둘러싼 중·일 간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보도했다. 지난해 9월 일본이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한 이후 중국은 잇따라 이 해역에 해양감시선을 보내 일본의 실효지배를 흔들고 있지만 8척이나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이 강경하게 나간 것은 이날 오전 일본 극우단체 ‘간바레 닛폰’ 회원 80여명을 태운 배 10척이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 10척의 호위를 받은 채 센카쿠 인근 해상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간바레 닛폰 회원들은 섬 상륙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들은 지난해 8월에도 해양탐사 목적으로 센카쿠 해역에 들어갔다가 기습 상륙한 바 있다.

중국 해양감시선을 발견한 일본 순시선이 무선을 통해 “물러나라”고 말하자 중국 측은 “중국의 관할 해역을 순찰하는 것”이라고 응답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센카쿠 열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중국 정부 선박이 거듭해 일본 영해를 침범하는 건 아주 통탄할 일이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센카쿠 갈등은 일본의 국유화 조치 이후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최근 일본이 대만과 어업협정을 맺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면서 다시 불거지고 있다. 중국은 공해상에 군함을 보내 이 지역 인근을 순찰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중국 정부가 쓰촨성 지진 구호를 위한 외국의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도 일본을 의식한 게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