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회장-英 의원 ‘세금 격돌’
입력 2013-04-23 18:54 수정 2013-04-23 22:20
영국에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에게 맡긴 정부 경제고문직을 박탈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슈미트 회장이 같은 날 BBC 라디오방송에 출연, “구글이 영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공정한 세금을 내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영국에 엄청나게 투자하고 있다”며 “이 나라 경제 성장을 이끄는 전자상거래 확장에도 핵심적인 부분을 담당한다”고 강조했다. “구글이 영국에서 고용한 사람들이 세금을 내지 않느냐. 게다가 이 사람들이 국내총생산(GDP)의 많은 부분을 이끌어간다”고도 덧붙였다.
슈미트의 의도는 “구글은 세금납부에 관한 모든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인터뷰가 길어지면서 ‘실언’을 하고 말았다. 슈미트는 구글의 세금 정책이 “다른 대기업과 다르지 않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하원 공공회계위원회(PAC) 마거릿 호지 위원장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정부에 목소리를 내려면 그에 맞는 몫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라며 슈미트가 정부 고문역에 적합한 인물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의 정부 관계자는 “슈미트가 영국에 그렇게 많이 투자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구글은 조세피난처에 본사를 두는 방식으로 엄청난 양의 세금을 절감, 영국 등 유럽 각국으로부터 비난을 받아 왔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