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테러 형제 죽음 각오… 도주 계획 없었다

입력 2013-04-23 18:54

보스턴 폭탄테러 용의자 차르나예프 형제는 애초 달아날 생각도 하지 않고 죽음을 각오한 채 테러를 감행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방검찰이 동생 조하르를 기소하며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차르나예프 형제가 소지한 폭탄은 직접 제조한 ‘홈메이드’ 폭탄이었다. 형제는 폭탄 제조나 테러 감행에 공을 들인 데 비해 거사 후의 수습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WP는 “이들은 명백히 아무런 탈출 계획이 없었다”고 적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조하르 기숙사 방에서 테러 당일 입었던 흰 모자와 검정 재킷도 수거했다. 테러 현장 근처 CCTV 화면에 조하르의 인상착의가 잡힌 만큼 의복은 형제의 혐의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 중 하나가 될 예정이다.

형제는 사건이 일어난 15일 마라톤 관람객으로 위장한 채 나란히 서 있다가 각기 다른 곳으로 걸어가서 폭탄이 설치된 가방을 내려놓는 방식으로 테러를 일으켰다. 이들은 의심받지 않기 위해 자연스럽게 가방을 내려놓은 뒤 카메라를 꺼내 경기 사진을 찍기도 했다.

기소 직후 조하르의 병상에서 열린 법원 심문 기록도 공개됐다. 마리안 볼러 판사가 먼저 조하르에게 법률에 보장된 권리와 의무 등을 설명했다. 이어 의사가 “몇 개 질문에 답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고 물었다. 조하르는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까딱했다. 변호사를 선임할 여유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아니요”라고 말했다.

볼러 판사는 조하르가 “예민하고 정신적으로 기민하며 명료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하르에게는 국선 변호인 3명이 선임됐다.

한편 미 교통안전국(TSA)은 당초 25일부터 승객들의 항공기 탑승 시 허용키로 했던 주머니칼 소지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