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리 등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입력 2013-04-23 18:41
소설가 김동리 박계주, 시인 김현승 이태극 양명문 조명암, 비평가 김동석…. 이들 7명은 모두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1913년생 문인들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창작에 대한 제약이 심해지면서 이들은 우리 언어와 민족의식에 대해 고민했고 김동리가 일제 말 절필에 들어갔듯 각자의 방식으로 이를 지켜가기 위해 노력한 문인들이다.
해방 직후 김동리와 김동석 사이에 벌어진 순수문학논쟁은 한국근대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김동리의 ‘순수문학론’을 김동석이 비판하고 이것을 다시 김동리가 응수하면서 불붙은 논쟁은 당시 좌·우편향적인 시대정신을 여실히 보여준다.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과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시영)는 서울시 후원으로 다음 달 2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세미나실에서 ‘2013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올해 주제는 ‘겨레의 언어, 사유의 충돌’이다.
김동석과 ‘알뜰한 당신’의 작사가로 유명세를 떨치던 조명암은 북으로 갔고, 다형 김현승과 가곡 ‘명태’의 작사가인 양명문은 모두 평양 태생이면서 남으로 내려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처럼 좌우 이데올로기의 대립 속에서도 이태극은 최남선 정인보 이후 시조부흥운동을 계승한 것으로 평가된다.
1940년대 ‘순애보’ 등의 신문연재소설을 집필한 박계주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남녀 사이의 애정을 다룬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한국 근현대사의 격동과 깊이 관련돼 있다. 이들의 다양한 문학적 스펙트럼은 다음 달 3일 오후 7시 서울 연희동 연희문학창작촌에서 열리는 ‘문학의 밤’에서 공연과 낭송 등을 통해 재생될 예정이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