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진 朴心 논란
입력 2013-04-23 18:12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 의중)’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주영 의원이 “박심을 이용하고 있다”며 최경환 의원을 견제하고 나서자 최 의원은 ‘계파 통합’을 경선 공약으로 내세우며 맞섰다.
이 의원은 2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청와대에서 박심이 없다고 하는데도 일각에서 이를 내세워 낙점을 받았느니 하는데 옳지 않다”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어 최 의원을 겨냥해 “실제 박심을 얘기하는 후보가 있다는 얘기가 들려온다”며 “선거 전략을 짜는 사람들은 말을 꾸며내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최 의원이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것을 역이용해 공세를 폈다. 그는 “친박 핵심인 점을 내세우고 있는데 대통령과 가까운 것이 대야(對野) 관계에서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당내에 퍼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파 청산’이 정치쇄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계파 색채가 옅은 자신이 야당과의 협상 책임자로 적격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 의원은 “자꾸 친박과 친이(親李·친이명박계)를 나누는데 현재 당내 역학구도에서 큰 의미가 없다”며 “그런 논란으로 분열하지 말고 당이 합심해 정책 역량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반박했다. 계파 통합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내세워 정책 경쟁 쪽으로 대립 구도를 짜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최 의원은 당 지도부에서 소외됐던 초선 및 비주류 세력을 규합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정책 정당화’와 ‘당 개혁’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먼저 당 소속 국회 상임위 간사들이 맡고 있는 당 정책조정위원장을 6명으로 늘려 초선 의원에게 맡기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직능대표·정책통 중심의 비례대표 의원들이 당·청 회의에 참석할 수 있어 초선 의원들이 당 정책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다. 또 정당·정치문화 개혁 차원에서 개헌특위 설치 및 당내 민주화 문제를 당 대표와 논의하기로 공약했다. 당내 비주류 세력의 주장을 반영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박심 논란을 제기한 것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의원 본인 말마따나 청와대는 가만히 있다. 그럼 우리를 떼어놓고 당내 행사를 치러야지 공연히 ‘박심’이라는 단어를 들고 나와 경선을 혼탁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친박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 “여당이 대통령을 견제라도 하겠다는 것이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