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상된 부부 이혼 4년 이하 신혼보다 많아

입력 2013-04-23 18:11


결혼한 지 20년 이상 된 부부가 4년 이하 부부보다 이혼한 건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년 이상 된 부부의 ‘황혼 이혼’도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신혼 때나 성격 차이로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속설은 옛말이 됐다.

통계청은 23일 ‘2012년 혼인·이혼 통계’를 발표하고 지난해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 건수가 3만2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2만8300건)보다 6.8% 늘어난 것이다. 반면 4년 이하 부부의 이혼 건수는 2만8200건으로 전년(3만700건)보다 8.1% 감소했다. 20년 이상 된 부부의 이혼 건수가 4년 이하 부부보다 많은 건 1990년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처음이다. 특히 30년 이상 된 부부의 이혼 건수는 8600건으로 전년보다 8.8%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령인구가 늘어난 데다 기대수명도 길어져 예전에는 문제가 있어도 참고 살았던 이들이 이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여성의 경제력이 향상돼 이혼 후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든 것도 황혼 이혼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결혼을 미루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20대 후반(25∼29세)의 결혼은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20대 후반 남자의 혼인 건수는 8만4200건으로 전년(9만3600건)보다 10.0%나 감소했다. 반면 30대 초반(30∼34세) 남자의 혼인 건수는 5.2% 늘었다. 20대 후반 여자의 혼인 건수도 13만1800건으로 전년(14만1800건)보다 7.0% 줄었다. 반면 30대 초반 여자의 혼인 건수는 9.1% 늘었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가 32.1세, 여자가 29.4세로 각각 0.2세, 0.3세 상승했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