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기업보다 금리 높은 회사채 인기
입력 2013-04-23 18:33
삼성에버랜드와 같은 최고 등급 회사의 회사채가 외면받고 있다. 계속되는 저금리로 갈 곳을 잃은 투자 자금이 위험부담을 안고서라도 이자를 많이 쳐주는 낮은 등급의 회사채에 몰리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삼성에버랜드가 이번 주 3년물(1500억원)과 5년물(1500억원) 등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키로 하고 지난 18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절반에 육박하는 1400억원이 미달됐다고 23일 밝혔다. 기업 신용등급이 ‘AA+’인 삼성에버랜드는 삼성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우량 종목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낮은 금리로도 회사채 발행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었다.
최고 등급(AAA)인 SK텔레콤도 7년물, 10년물, 20년물 등 3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키로 하고 지난 16일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7년물에 대한 수요가 없었다. 이 회사는 7년물의 발행을 취소하고 10년물과 20년물을 늘리는 방식으로 물량을 조정했다.
반면 A등급인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과 풍산, 한미약품, 국도화학 등 회사채에는 기관투자자들이 몰려 최대 5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금리가 AA등급보다 0.2% 포인트 이상 높기 때문이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