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형 원전 신월성 1호기 또 정지… 비수기에 때 아닌 ‘전력 경보’
입력 2013-04-23 17:54 수정 2013-04-24 00:26
신월성 원전이 갑자기 고장을 일으켜 전력 경보가 발령됐다. 현재 전체 원전 설비 용량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8기가 정비 등을 위해 가동을 멈춘 상태여서 앞으로 상황에 따라 전력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신월성 원전 1호기가 23일 오전 7시44분쯤 정지했다고 밝혔다. 전력거래소는 신월성 1호기 정지로 23일 순간 예비전력이 450만㎾ 미만으로 하락하자 오전 8시35분 전력수급 경보 ‘준비’(예비전력 500만㎾ 미만, 400만㎾ 이상)를 발령했다. 전력경보 5단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수원은 “원자로 출력을 조절하는 제어계통의 전자부품이 고장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신월성 원전 1호는 지난해 8월에도 비슷한 이유로 가동을 멈췄었다.
전기를 비교적 덜 쓰는 전력 비수기지만 현재 전력공급 상황은 좋지 않다. 전국 원전 설비 23기의 전체 설비용량은 2071만6㎾인데 721만6000㎾에 해당하는 8기가 정지한 상태다. 고리 1호기, 신고리 1호기 등 5기가 계획 예방 정비를 위해 정지한 상태다. 고리 4호기, 신월성 1호기는 고장으로 멈췄다. 월성 1호기는 수명이 만료됐다.
한수원은 또 이날 오후 11시50분쯤 월성 2호기의 발전을 정지하고 계획 예방 정비에 들어갔다. 당초 오후 4시 정지할 예정이었으나 수급의 어려움을 감안해 정지 시점을 전력 수요가 많은 저녁 시간대 이후로 늦췄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번주까지 전력수급 조절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월성 원전 1호기 고장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도 전력대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 원전은 지난해 7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최신 원전임에도 시험운전 때부터 여러 차례 문제를 일으켰다. 지난해 12월 29일에는 터빈제어설비 정비를 위해 한수원이 발전을 정지시켰다.
우여곡절 끝에 방폐장을 유치한 이 지역 시민단체는 가동 중단과 정밀 안전진단을 요구했다. ‘원전 방폐장 안전성 확보를 위한 경주시민연대’는 “계속되는 사고는 설계 오류나 제작 결함일 가능성이 있다”며 “무리한 재가동을 중단하고 잦은 고장의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