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수 안된 구권 지폐 1조4430억원 넘는다

입력 2013-04-22 18:53

완전히 사라진 줄 알았던 붉은색 옛 1000원 지폐나 청록색의 큼지막한 1만원 지폐가 아직도 3억장 넘게 시중에 풀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이달 중순까지 구 은행권(구권) 3억4491만장이 아직 회수되지 않았다고 22일 밝혔다. 액면가로는 총 1조4432억원에 달한다. 이를 국내 인구로 나누면 1인당 약 3만원의 구권을 갖고 있는 셈이다.

구권은 현재 쓰는 지폐로 바뀌기 직전의 화폐다. 뒷면에 도산서원이 그려진 붉은색의 1000원 지폐, 오죽헌이 있는 5000원 지폐, 경회루가 그려진 1만원 지폐다. 1000원 지폐와 1만원 지폐의 신권은 2007년 1월 처음 등장했고, 5000원 지폐 신권은 2006년 1월 선보였다.

시중에 가장 많이 풀려 있는 구권은 1000원 지폐로 현재 2억775만장이 남아 있다. 그 다음으로 1만원 지폐 1억994만장, 5000원 지폐 2722만장이 떠돌고 있다.

구권이 회수되지 않는 이유는 은행원들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구권을 바꾸러 오는 고객 대부분이 비상금이라며 가져온다”며 “간혹 헌옷 수거업체나 외국인도 들고 온다”고 말했다. 한은은 불이 나거나 물에 잠겨 아예 사라진 구권도 많을 것으로 본다.

구권은 현행법상 영구적으로 사용·교환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폐의 일부가 찢어지거나 심하게 훼손됐을 경우에는 교환 액수가 줄어들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구권은 일부 자판기에서 사용할 수 없는 등 제약이 따를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구권을 찾으면 가까운 은행에서 새 돈으로 바꾸는 게 좋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