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을 불펜… 삼성 고비 넘을까

입력 2013-04-22 18:30


‘디펜딩 챔피언’ 삼성이 불안하다.

삼성은 22일까지 전체 9개 팀 가운데 5위를 달리고 있다. 물론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두 시즌에도 초반엔 하위권을 면치 못하다가 중반부터 상승곡선을 그렸기 때문에 올 시즌 초반 성적이 크게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야구 전문가들은 예년에 비해 삼성이 위력적이지 않다고 본다. 바로 그동안 삼성을 최강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불펜이 올 시즌 매우 약화됐기 때문이다. 먼저 ‘맏형’ 정현욱은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을 통해 LG로 둥지를 옮겼고, 정인욱은 상무에 입대했다. 여기에 권오준은 팔꿈치 수술로 올 시즌 등판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고, 안지만은 팔꿈치 수술 후 아직 구위가 돌아오지 않았다.

삼성은 지난 스프링캠프 동안 백정현과 신용운 등 새 얼굴로 불펜진을 구성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다. 이들의 구위가 들쭉날쭉한데다 위기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류중일 삼성 감독은 지난주 선발인 차우찬을 불펜으로 이동시켰다.

현재 불안한 불펜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무너지지 않고 있는 것은 타선 덕분이다. 삼성 타선은 팀 타율(0.325)과 장타율(0.460)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치른 15경기 가운데 9경기에서 두 자릿수 안타를 때렸으며, 최근 4경기에서는 10안타 이상을 쳐냈다. 삼성에는 올해 10경기 이상 뛰면서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 중인 선수가 7명이나 된다. 이승엽(타율 0.215)이 아직 제 페이스를 찾지 못했지만 ‘테이블 세터’인 배영섭(0.464)과 박한이(0.396)가 4할 안팎의 타율을 유지하고 있고 최형우(0.339)와 조동찬(0.367) 등 주축 선수들이 고루 쾌조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주 삼성은 LG에 이어 KIA와 각각 3연전을 가진다. 현재 1위를 달리는 KIA는 물론이고 4위에 올라있는 LG 모두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다. LG와 KIA는 삼성에 이어 팀 타율 2위와 3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올 시즌 처음 대결하는 KIA는 출루율(0.394), 타점(100점) 등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어서 화끈한 싸움이 기대된다. 시즌 초반이라 삼성과 KIA의 승차는 2경기에 불과한 만큼 이번 주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칠 수도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