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5년만에 우파 집권… 백만장자 카르테스 당선
입력 2013-04-22 18:20 수정 2013-04-22 22:29
남미의 파라과이 유권자들이 5년 만에 다시 우파 대통령을 선택했다. 좌파인 페르난도 루고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기업인 출신의 백만장자 오라시오 카르테스(56) 후보가 21일(현지시간) 당선됐다.
콜로라도당 카르테스 후보는 득표율 45.91%를 기록해 중도 성향의 자유당 후보 에프라인 알레그레(50)를 9.07% 포인트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국민 40%가 빈곤층인 데다 상위 1%가 경작지 77%를 차지할 만큼 빈부격차가 심각한 파라과이에서 경제 이슈를 선점한 카르테스가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26개 기업을 소유한 카르테스 후보는 일자리 창출을 중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난 61년간 장기 집권한 우파 콜로라도당은 이번 선거로 재집권에 성공했다. 콜로라도당은 2008년 대선에서 가톨릭 사제 출신의 좌파 루고 후보에게 패해 잠시 권력을 내줬다. 콜로라도당은 군사 쿠데타로 35년간 집권한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 전 대통령의 출신 당이기도 하다.
콜로라도당의 복귀로 파라과이 사회가 2008년 이전 체제로 회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그러나 루고 전 대통령의 하야에 따른 정권 공백기가 끝남에 따라 혼란은 다소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루고 전 대통령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사상자가 대거 발생해 10개월 전 탄핵됐다.
파라과이 우파 정부가 남미 좌파 블록에 심리적 타격을 줄지도 주목된다. 최근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남미 좌파의 맏형 격인 우고 차베스의 후계자 니콜라스 마두로 후보가 간신히 승리한 데다 파라과이에 우파 정권이 재등장했기 때문이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