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訪韓 中관광객 최대… 日 제쳤다

입력 2013-04-22 18:04


올해 1분기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그동안 외국 관광객 부동의 1위였던 일본을 제쳤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중·일 관광객 방문 동향’을 발표하고 올해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8% 증가한 72만3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에는 중국인 52만5000명이 한국에 들렀다. 반면 일본인 관광객은 지난해 1분기보다 22.5% 줄어든 69만8000명에 그쳤다. 일본인 관광객은 지난해 9월 이후 지난 3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내리 7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이 같은 추세에 대해 이경상 대한상의 산업정책팀 팀장은 “일본인들은 최근 북한의 위협이 실제 도발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는 반면 중국인들은 북한 리스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경우 싸이를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지속되고 있고, 올 들어 중국∼제주 간 새로 운항되는 항공 노선이 지난해보다 15개 늘어나는 등 편리해진 항공·교통편 증가에 힘입어 중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본인 관광객들은 독도 영유권 갈등에 이어 엔화가치 하락, 최근 불거진 북핵 위기가 겹쳐 한국행을 망설이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같은 일본인 관광객 급감 현상이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대한상의는 일본 관광객 유치 ‘대목’인 이달 말 ‘골든위크’ 기간 동안 한국을 찾는 일본인이 지난해보다 10.9% 줄어든 11만4000명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대한상의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 상위 60개 여행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여행사의 93.2%가 이번 골든위크 기간 일본 관광객 예약률이 지난해보다 줄었다고 답했다. ‘지난해보다 늘었다’거나 ‘비슷하다’는 응답은 각각 3.4%에 그쳤다. 골든위크는 일본의 공휴일이 몰려 있는 최대의 연휴기간으로, 올해는 이달 27일부터 5월 6일에 해당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여행사들은 일본인 관광객 감소로 인한 경영난을 호소하며 정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국내 1만5000여개사가 가입돼 있는 한국여행업협회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 공문을 보내 “여행업 생태계 붕괴를 우려할 수준의 절박한 상황”이라며 일본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판촉 행사비와 광고 홍보비 지원을 촉구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잇따라 일본 영업소를 폐쇄하는 여행사가 늘고 있으며, 경영난으로 임금 삭감이나 정리 해고, 매각을 검토하는 곳들도 있다”고 말했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